정제마진은 3월 '주춤'…"불확실성 높은 한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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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
[CWN 김정후 기자] 중동 분쟁 심화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중국 경기 회복에 의한 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정유업계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다만 정유업계는 지난달 하락한 정제마진을 고려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일 외신에 따르면 중동 분쟁이 격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날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최고 지휘관을 포함한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한 상태다. 이렇듯 하마스의 가자 지구 공습 이후 주로 물밑에서 벌어지던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국제유가도 함께 치솟고 있다. 이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원국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중동 분쟁 외에도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조치에 의해 오르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올해 2·4분기까지 감산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쿠웨이트, 알제리, 오만, 아랍에미리트 등 다른 산유국들도 2·4분기까지 감산 유지를 결정했다. 사우디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감산을 이어간다.
이에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날 종가 대비 1.44달러(1.7%) 상승한 배럴당 85.1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종가 대비 1.53달러(1.75%) 오른 배럴당 88.94달러에 거래됐다. 모두 종가 기준으로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정유업계에는 호재가 되리라는 전망이 따르고 있다. 지난해 실적 하락의 요소 중 하나가 국제유가 하락이었기 때문이다. 또 유가가 오를수록 지난해 재고자산 평가도 함께 상승한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회복으로 석유제품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더한다. PMI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데 미국과 중국의 지난달 PMI는 모두 50을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경우 17개월만이며 중국은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정유업계는 신중한 입장이다. 실적 반등에는 정제마진이 유가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유가 등 원자재 비용을 빼서 계산하는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오히려 마진이 하락하게 된다.
실제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1월과 2월 각각 배럴당 7.8달러, 8.2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들어 5.9달러로 하락했다. 3월 정제마진만으로도 지난해 4분기의 평균 4.1달러를 상회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유가 상승은 단기엔 재고이익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고유가 장기화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정제마진과 유가 추이의 향방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은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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