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아키오 회장 회동, '미래 먹거리' 전장 사업 협력 논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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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과 함께 대회 시작 전 쇼 런(Show Run) 리허설을 지켜봤다. 사진=뉴시스 |
[CWN 소미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포착됐다. 이곳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날 한일 자동차 총수들과 협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삼성은 미래 먹거리로 전장 사업을 낙점하고 △삼성전자(차량용 반도체) △삼성전기(전장용 MLCC) △삼성SDI(전기차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를 통해 사업 역량을 키워왔다. 특히 2016년 디지털콕핏(디지털 계기판)과 카오디오 분야 세계 시장 1위 기업인 하만을 약 9조원에 전격 인수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이 회장도 직접 발품을 팔았다. 지난해 5월 미국 출장 기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보다 앞서 2022년 12월에는 방한한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만나 삼성SDI의 P5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플래그십 전기차 뉴i7과 BMW 드라이빙 센터를 살펴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정 회장과 4년여 만에 공개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2020년 5월과 7월 각각 삼성SDI 천안사업장과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만나 전고체 전지 및 미래차 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여기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도 깜짝 방문했다. 지난 5월 자동차 공조장치 제조사 한온시스템 인수를 결정한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은 타이어를 넘어 완성차 부품 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해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날 이 회장은 정 회장, 조 회장과 나란히 서서 대회 시작 전 쇼 런(Show Run) 리허설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현대차그룹과 일본 도요타그룹이 모터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공동 개최했다. 행사 참석을 위해 아키오 회장은 12년만에 방한했다. 이로써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의 공개 회동도 처음 이뤄졌다. 두 사람은 함께 레이싱카를 타고 경기장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자동차 회사가 경쟁을 넘어 미래 사업 협력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다.
행사가 열린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1995년 삼성물산이 만든 한국 최초의 자동차 경기장으로,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완성차 시장 재진출 염원이 담긴 곳이다. 자동차 애호가였던 이 선대회장은 종종 이곳을 찾아 고성능 스포츠카를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의 유산이자 삼성 역사에 의미있는 장소인 셈이다.
이 회장은 별도 수행원 없이 행사를 방문해 짧게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1위(토요타), 3위(현대차그룹) 완성차 업체 수장의 만남이 삼성물산 사업장에서 이뤄진 만큼 이 회장에겐 기회로 작용됐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이 회장의 행보가 전장 사업 입지 확대 및 협력 강화를 도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회장의 별도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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