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추진에 따라 인력 재배치 검토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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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대산공장 전경. 사진=LG화학 |
[CWN 김정후 기자] 석유화학 기업들이 실적발표를 앞두고 인력 재편에 돌입했다. 이번 인력 재편은 중국발 불황에 따른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현 사업 재검토 및 신사업 추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화 기업들은 이달 말 실적발표가 예정됐다. 실적 발표에 앞서 증권사 컨센서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이 1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업 정리에 따른 구조 조정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LG화학이 최근 특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힌 점이 이 같은 우려에 일조하고 있다. 대상은 근속 기간이 5년 이상인 첨단소재사업본부 소속 생산기술직이다. LG화학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데는 정보기술(IT) 소재의 편광판 필름 사업을 중국에 매각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더해 LG화학은 지난주 성과급 제도 개편을 예고하기도 했다. 개편에 따라 앞으로 적자를 낸 사업부는 성과급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경영 목표 달성에 대한 동기 부여 강화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앞서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타사 사례를 봤을 때 적잖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각 계열사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전까지는 계열사 간 차등 없이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지난해부터 기본급 기준으로 최대 800%의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다만 성과급 0%가 책정된 계열사의 경우 연봉의 30% 가상주식을 부여해 불만을 달랬다.
같은 석화 기업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플라스틱 원료 페트(PET)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직원들의 재배치를 검토 중이다. 인력 감축보다는 사업 재편에 따른 재구성으로 풀이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초화학소재 사업의 비중을 50%까지 줄인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공장 가동률이 2022년 말 기준 92.4%에서 지난해 말 69.7%로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호석유화학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인력 재편을 진행 중이다. 금호석화는 최근 중국 라텍스 합작공장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이어 자사주 50%를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호석화의 희망퇴직이 사업 방향성 재편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석화업계가 이 같은 사업 재편에 이어 인력 재구성에 나선 것은 중국발 불황이 결정적이다. 범용 제품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이 기초화학소재 자급화를 선언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이에 석화업계는 하나같이 신사업 추진 등의 사업 재편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구조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이번 인력 재배치, 희망퇴직 접수 등은 최근 석화 부진과는 관계없다"면서도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인력 재편이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토 과정에 있을 뿐 즉각적인 시행은 계획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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