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제 도입 위해 임금인상률 양보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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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앞줄 왼쪽 세 번째)과 김태희 금융노조 여성위원장(앞줄 왼쪽 네 번째) 및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열린 '9월25일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김보람 기자 |
[CWN 김보람 기자] 20년 전 주 5일제를 최초 도입한 산별 노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국가 소멸' 위기까지 거론되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4.5일제 포문을 열었다. 금융노조는 이를 위해서라면 사측에 제시한 급여인상률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포기할 수 있다는 뜻도 내놨다.
29일 금융노조는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9월25일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3월 금융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 전달을 시작으로 사측과 20여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다만 사측의 임금인상률과 단체협약 요구안에 대한 진전없는 태도에 4차 대표단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 7월2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2차까지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역시 사측 해태로 결국 중지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금융노조는 9월25일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일 금융노조 전 조합원 대상으로 진행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는 70% 투표율에 95.06% 찬성표가 나왔다.
금융노조 핵심 요구 사안은 △비정상적 근무시간 정상화(9시 30분 시작) △주 4.5일제 실현 등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정부도 대체공휴일 지정 등을 통해 경제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 주 4.5일제가 모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키가 될 순 없지만 저출산은 물론 고령화 사회, 지방 소멸 등 현 국가적인 문제의 가장 유용한 접근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4.5일제 추진은 금융 노동자 근무 환경 개선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김태희 금융노조 여성위원장 또한 "금융노조 노동시간 단축은 국가적 최대 난제인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전하기 위함"이라며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18년간 380조원 규모 관련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며 "부모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자녀에게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쏟을 수 없는 환경에서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금융노조가 은행 3곳을 대상으로 출생률을 조사한 결과 최근 10년간 출생률은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한 대형 시중은행 감소율은 70%에 달했다.
그 일환으로 금융노조는 비정상적인 근무시간 정상화도 요구하고 있다.
최호걸 사무총장은 "근로계약서상 근로 시작 시간이 9시임에도 불구하고 9시 영업 개시를 위해 매일 30분~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구조적으로 만들어져 있다"며 "현장에서도 고객이 몰리는 시간은 10시, 오후 2기 정도로 비대면 활성화에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도 주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이날부터 조합원이 리본을 패용하는 준법투쟁에 돌입한다.
아울러 9월4일 은행연합회에서 2024 임단협 성실 교섭 촉구 결의대회, 9월11일 의사당대로에서 임단투 총력 투쟁 결의대회에 이어 9월25일 조합원들이 사업장을 떠나 세종대로에 집결해 총파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형선 위원장은 "저출산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은 근로시간 단축"이라며 "이를 위해서라면 (노조 측이 제시한) 임금인상률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있다"며, 4.5일제 도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CWN 김보람 기자
qhfka7187@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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