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사업 경쟁력 확대…추가 투자 가능성 열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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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클로이 캐리봇이 인공지능(AI) 물류 플랫폼 기업 파스토의 스마트 물류 센터에서 작업자와 협업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CWN 소미연 기자]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물류 로봇 분야에서 빠르게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저희도 반성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 투자한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부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FAW 2024)' 전시장 내 레인보우로보틱스 부스를 살펴본 뒤 취재진에게 남긴 소회다. 이는 LG전자의 로봇사업 경쟁력 강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LG전자의 로봇사업을 맡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로봇 전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날 장 부사장이 찾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투자사가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로봇사업 첫 투자처로 낙점하고 한 해 동안 870억원을 지원했다. 이로써 지분 14.83%를 취득한 상태다. M&A(인수합병) 가능성도 있다. 지분율 최대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현재 LG전자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엔젤로보틱스' △AI 스타트업 '아크릴'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 △AI 기반 로봇 개발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 등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로보스타는 지분 33.4%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최근 8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알린 베어로보틱스는 주식매매거래 완료 시 단일 주주 기준으로 LG전자가 최대주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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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서비스로봇 'LG클로이' 라인업. 사진=LG전자 |
사실상 LG전자가 한발 앞선 추진력으로 로봇사업을 확대해왔다. 사업면에서도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를 앞세워 역량을 키워왔다. 2017년 인천국제공항에서 안내를 돕는 '가이드봇'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음식을 나르는 '서브봇' △커피를 제조하는 '바리스타봇' △음식을 조리하는 '셰프봇' △방역 작업을 하는 'UV-C봇' △물건 적재와 운반을 하는 '캐리봇'을 순차 출시했다. 앞으로는 물류용 로봇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상품 운송의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마일 개발이 핵심이다.
LG전자는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의 물류 전시회 '모덱스(MODEX) 2024'에 참가해 자율주행 기반으로 대량의 물품을 목적지로 운반하는 데 특화된 AI 물류 로봇 캐리봇 2종과 스마트팩토리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산업용 로봇 3종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자율주행 운송로봇 '저상형 AMR(Autonomous Mobile Robot)'은 장 부사장이 레인보우로보틱스 전시에서 관심을 보였던 물류 로봇 'RBM-D800'과 견줄 만하다.
장 부사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물류 로봇 발전 속도에 대해 칭찬하면서 투자 회사들과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진 과정에서 M&A가 구체화될 수 있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주완 사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로봇 시장은 5년 내 명확한 미래가 될 것"이라며 "로봇은 새롭게 집중할 영역이다. 발전 방향을 주시하고 지분 투자, M&A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LG전자는 전장 사업의 뒤를 잇은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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