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HBO 맥스, 디즈니+ 등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포화 상태가 되면서 매출 감소세와 구독자 수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세계 여러 국가의 현지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 신규 구독자 확보 및 기존 구독자 유지를 위해 스포츠 경기 실시간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기존 글로벌 플랫폼을 상대로 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일례로, 해외 테크 매체 레스트 오브 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억만장자 무케쉬 암바니(Mukesh Ambani)가 미디어 대기업인 비아콤18(Viacom18)은 자체 소유 스트리밍 서비스 앱 지오시네마(JioCinema)를 통한 인도 내 FIFA 월드컵 경기 실시간 중계 권한을 확보했다.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의 관심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발 앞서 구독자의 관심을 유지하고자 택한 새로운 전략이었다.
지오시네마 이외에 세계 여러 국가의 현지 스트리밍 플랫폼도 스포츠 경기 실시간 중계권에 주목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스트리밍 비디오(Vidio)는 2018년, 아시아 게임 경기를 중계하면서 스포츠 경기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올해 2분기에는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경기 단독 중계권을 확보한 뒤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 6,0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구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 올해 11월과 12월에는 현지 스트리밍 플랫폼 중 유일하게 카타르 월드컵 경기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구독자 수가 계속 증가했다.
비디오 CEO 수탄토 하르토노(Sutanto Hartono)도 스포츠 경기 중계가 비디오의 구독자 수 급증의 일등 공신임을 인정했다.
비디오와 마찬가지로 일본 라이브 TV 서비스 아베마(Abema)도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면서 구독자 수가 증가했다. 아베마는 올해 3월, 기존 주류 TV 방송사와 함께 월드컵 경기 중계권을 확보했다. 그리고 최근, 월드컵 경기 중계 덕분에 가입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과 크로아티아가 16강 경기를 치른 날, 아베마의 시청자 수는 일본 전체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2,300만 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Paramount+), 훌루(Hulu) 모두 올해 들어 구독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디즈니+는 올해 3분기 구독자 수 1,210만 명이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손실 규모는 두 배 더 증가했다.
이에, 복수 애널리스트는 콘텐츠 확보가 신규 구독자를 찾을 핵심이라고 본다. 특히, 스포츠 경기 실시간 중계권이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장에서 갈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 스트리밍 서비스 컨설팅 기업 픽처 보드 파트너스(Picture Board Partners)는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이면서 스포츠 팬을 시장 이탈 우려가 없는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르다”라고 말했다.
영국 컨설팅 기업 EY의 인도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총괄인 아시쉬 페르와니(Ashish Pherwani)는 “스포츠 중계는 완벽한 구독 경쟁이 가능하다. 스포츠는 많은 팬의 지갑을 열도록 유도하기 쉽다. 스포츠 팬은 가장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기꺼이 구독료를 결제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도 수개월간 실시간 스포츠 경기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의 6월 사내 보고서에는 유럽 시장에서 국제 테니스 대회와 월드 서프 리그(World Surf League) 중계를 논의한 사실이 기록됐다. 넷플릭스의 스포츠 경기 중계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으나 넷플릭스 내부에서도 스포츠 중계가 구독자 확보와 매출 손실 회복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라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월드컵,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등 스포츠 경기 중계로 인기 상승세를 기록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추후 다양한 스포츠 리그 중계권을 제공하면서 기존 구독자 유지 및 신규 구독자 확보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지오시네마의 모기업인 비아콤18은 이미 2023년도 인도 프리미어리그(IPL) 중계권을 확보했다. IPL은 2021년, 전 세계 시청자 수 6억 명을 기록한 만큼 추후 지오시네마의 구독자 증가 및 매출 성장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아베마는 월드컵 경기 중계권을 확보한 것에 그치지 않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위한 장기 투자 확보 전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오시네마와 아베마 등 현지 스트리밍 플랫폼이 스포츠 중계로 구독자 수가 증가하면서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바로 동시 접속자 수가 증가에 따른 기술적 문제이다. 일례로, 11월 20일(현지 시각), 월드컵 개막 경기 중계 당시 지오시네마 앱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아베마에서는 월드컵 경기 중계 당시 동시 접속자 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신규 접속자가 중계방송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