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 PC게이머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Unity)가 미국 정부와 국가 안보 목적으로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을 제공하기로 협력했다.
유니티는 최근, 미국 정부와 수백만 달러 규모 상당의 3년 계약에 합의했다. 이번 계약은 미 정부에 군사 정보 및 항공 감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 정보 기술 기업인 CACI 인터내셔널(CACI International Inc.)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유니티 부사장 마크 휘튼(Marc Whitten)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현장에서 “이번 계약은 정부가 항공 애플리케이션의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uman Machine Interface, HMI)를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종류의 애플리케이션은 게임과 같이 상호작용이 강한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유니티 임직원이 유니티의 방위 산업 및 민간사업 간의 애매한 경계에 대하여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 뒤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니티의 최고 경영책임자 존 리치텔로(John Riccitello)는 사내 발표를 통해 “유니티와 정부의 군사 계약이 매우 제한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유니티의 기업 철학과 가치를 훼손하는 그 어떠한 프로그램도 지원하지 않는다”라 밝혔다.
이후 임직원 사이에 반발이 이어졌다. 다수 직원이 리치텔로의 사내 발표 직후 기업의 방위 사업에 대하여 인지했다. 리치텔로는 사안에 대하여 추후 “문제를 논의할 자리를 마련하겠다”라고 약속하기도 하였다.
유니티는 최근 몇 개월을 혼돈 속에서 보냈다. 6월에는 자원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하였다. 한 달 후에는 맬웨어(악성코드) 프로그램인 인스톨코어(InstallCore)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언소스(IronSource)와의 합병을 발표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리치텔로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게임의 수익화를 반대하는 개발자를 노골적으로 비난한 뒤 논란이 되자 사과하기도 했다.
며칠 전에는 모바일 애드테크(ad-tech) 기업 앱러빈(AppLovin)이 유니티를 175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유니티 이사회는 앱러빈 인수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미 정부와의 이번 계약이 인수 합병설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유니티는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유니티가 개발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방위 사업을 확장하기로 의지를 굳혔다는 사실이다. 유니티는 최근 수익 보고서에서 이번 사업이 “유니티의 역사상 단독 계약으로는 가장 큰 디지털 트윈 솔루션 거래”라고 작성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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