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년 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급성장을 이뤄낸 IT업계가 너도나도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신사업이 대부분 '해외 시장'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IT 서비스를 접해볼 수 없으니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 이에 신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시켜주는 '규제샌드박스' 등의 제도를 적극 활용해 성장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KT는 베트남 중심으로 '원격의료'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KT는 하노이의과대학과 만성질환자 대상 원격의료 시범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13일 밝혔다.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KT는 연내 베트남 현지에서 '원격의료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원격 의료는 IT기술을 이용해 의사와 환자가 원거리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원격 의료산업도 급성장했다.
겉만 보면 이동통신사의 글로벌 사업 확장으로 보일 수 있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현행법상 국내 비대면진료는 '불법'이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지만, 위기 단계가 하향 조정되면 비대면 진료는 다시 '불법'이 된다.
또한 모빌리티 업계가 뛰어들고 있는 '자율주행 배달로봇' 역시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다. 지난 7일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내 자율주행 배달로봇 상용화'라는 새로운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다만 이를 이뤄내기 위해선 '규제의 벽'을 넘어야한다.
도로교통법상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보도·횡단보도 등에서 통행이 제한되고, 공원녹지법상 30kg 이상인 동력장치는 공원 출입이 불가능하다. 또 개인정보보호법상 로봇 촬영영상 수집·이용 가능 여부가 불분명하고,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상 로봇을 이용한 물류 배달은 법에 저촉된다.
글로벌 시장에선 Δ아마존의 '스카우트'를 비롯해 Δ알리바바의 '샤오만루' Δ도미노피자의 '뉴로' 등 다수의 배달로봇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법이나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사업을 해외시장에서 시작하는 데에 부담이 적지 않다. 낯선 환경에 따른 위험 부담이 배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규제가 완화될 때까지 두 손 놓고 바라볼 수도 없다. 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규제 샌드박스' 등을 이용해 성장 활로를 열어달라고 입을 모은다.
자율주행 배달로봇 업계 관계자는 "한국도 로봇이 배달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데에는 누구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배달로봇 기술은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각종 규제에 막혀 서비스 확장을 못하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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