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단 필수 앱 ‘마이2022(My2022)’의 불투명한 개인 정보 처리 방침, 중국 정부의 온라인 사용 기록 감시 우려 속에서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막을 올렸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는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성을 우려하여 베이징 올림픽 현장을 찾는 선수단의 대포폰 사용을 권고하거나 정부 차원에서 처분 가능한 임시 휴대전화를 지급했다.
여전히 프라이버시 우려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어느 한 소셜 플랫폼이 선수단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조치를 공식 발표했다.
블룸버그, 더버지, 엔가젯 등 복수 외신은 성 소수자 데이팅 앱 그라인더(Grindr)가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에서 접속하는 계정의 프로필 검색 기능을 제한한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그라인더의 ‘탐색(Explore)’ 기능은 사용자가 전 세계 사용자의 프로필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라인더는 올림픽 선수촌에서 접속한 계정의 탐색 기능 사용 범위를 변경했다. 선수촌에서 접속한 사용자는 인근 사용자 프로필을 볼 수 있지만, 선수촌을 벗어난 세계 여러 곳의 사용자 프로필을 찾을 수 없도록 프라이버시 설정을 업데이트했다.
현재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에서 그라인더에 접속한 뒤 탐색 기능 사용을 시도할 때, “그라인더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는 팝업 메시지가 등장한다. 이처럼 그라인더가 국제 대회 기간에 선수촌 인근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일부 기능을 제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여러 차례 개최된 올림픽에서 SNS 사용자는 그라인더의 탐색 기능을 악용해 선수촌에서 접속한 사용자 프로필을 모아 해당 사용자의 성 정체성을 온라인 공간에 폭로했다. 동성애에 보수적이거나 법으로 금지한 국가 출신 대표 선수가 성 정체성 폭로 이후 프라이버시 침해와 함께 신변이 위험해진 사례가 있어, 프로필 검색 제한 설정이 적용됐다.
그라인더 평등 조직 총괄 잭 해리슨 퀸타나(Jack Harrison-Quintana)는 “그라인더가 국적을 떠나 모든 퀴어 선수를 위한 공간이 되어, 올림픽 선수촌에서 접속해도 안전하다고 신뢰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온라인 테크 매체 엔가젯은 그라인더가 국제 데이터 규제 우려 때문에 중국 앱스토어를 고객사 명단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이번 프로필 검색 기능 제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성 소수자 선수가 의도하지 않은 성 정체성 공개 위험성을 우려하지 않고 안전하게 귀국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