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상담 치료 방법 중 한 가지로 놀이 치료를 언급할 수 있다. 글로벌 월간지 와이어드는 최근 심리상담 치료 분야에서 온라인 게임에 주목하고, 이를 정신건강 치료에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정신건강 전문의, 온라인 게임에 이목 집중
미국 결혼·가정 상담치료 전문가인 모넷 골드만(Monet Goldman)은 기존 놀이 치료로 아동이 부모에게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것처럼 자신의 외모와 발언 관련 불안 증세를 지닌 환자에게 게임이 다른 형태로 자신을 표현할 수단이 된다고 말한다.
골드만은 다른 전문의에게 로블록스(Roblox)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 정신건강 치료법을 교육하며, 아동과 청소년, 성인 환자 모두 온라인 게임과 대화를 활용해 치료한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온라인 게임은 정신건강 치료에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사실, 게임 기반 치료법이 최근 들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많은 전문의가 게임 상담 치료에 주목하게 되었다. 현재 골드만 이외에 많은 전문의가 상담 치료 목적으로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Minecraft) 등 다양한 게임 플랫폼을 활용한다.
게임, 상담치료에 도움 주는 방식은?
임상심리학자이자 『조울증 이해하기(Understanding Bipolar Disorder)』 저자인 에이미 다라무스(Aimee Daramus)는 "게임은 관심을 사로잡고, 관심도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현재 불안 증세와 우울증, 조현병 등 각종 만성 정신 질환을 겪는 성인 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다라무스는 비디오 게임이 여러 극복 기술 획득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일례로, 치료 도중 환자가 침투적 사고(intrusive thoughts)로 힘들어할 때, 잠깐 게임을 하도록 하면, 불안 증세를 완화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가 비디오 게임의 치료 효과가 기존 치료 방법과 같거나 더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2017년, 엘케 A. 쇼네벨드(Elke A. Schoneveld)와 안나 리치와크 애쉬초프(Anna Lichtwarck-Aschoff), 이사벨라 그래닉(Isabela Granic)은 학술지인 프리벤션 사이언스(Prevention Science)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마인드라이트(MindLight)라는 게임이 기존 인지 행동 치료법만큼 아동의 불안 증세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듬해 이스트캐롤라이나대학교 연구팀은 SAGE 저널(SAGE Journal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비디오 게임을 활용했을 때, 다음 치료 시 환자의 불안 증세가 더 완화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게임은 감정 제어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펜실베이니아주 임상심리사인 킴 휠러 포이테비엔(Kim Wheeler Poitevien)은 아동 치료 시 게임을 자주 활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리오 카트(Mario Kart)와 같은 게임으로 아동이 게임에서 경쟁한 뒤 패배하면, 분노를 어느 정도 조절하는 방법을 연습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게임 실행 도중 지연성 문제나 강제 퇴장과 같은 문제를 겪을 때, 인내심을 기르게 된다.
간혹 일부 환자가 게임 속 세상에서 더 안전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포이테비엔은 지난해 여름, 아동, 청소년을 상담한 뒤, 젊은 흑인 환자일수록 포트나이트(Fortnite)와 같은 게임에서 인종차별적 폭력으로부터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게임 치료, 중독 문제로 이어질 확률은?
일각에서는 아동 게임 중독 문제를 우려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중독 문제의 만연함 정도가 다양하다는 점을 인식했다. 2020년 검토된 연구 53건이 전 세계 게임 사용자 중, 만성 게임 중독 환자 비율은 3% 안팎이라는 결과를 제시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도밍게즈 힐즈캠퍼스 심리학부 명예 교수인 래리 로젠(Larry Rosen)은 게임이 행동 조작을 촉발해, 자칫하면 중독 문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게임을 오래 즐길수록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 화학 반응과 함께 기분이 좋아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게임이 불안감과 같이 문제가 되는 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매일 빠른 질주 게임을 매일 즐기는 것이 완벽한 예시이다. 로젠 교수는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지고, 의무를 다하고자 하므로 매일 접속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일 게임을 즐기면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온라인 게임은 사용자의 관심 유지를 기반으로 성공한다. 게임 접속 시간이 길수록 게임 속 아이템을 구매할 확률이 높아진다. 자칫하면, 게임에 큰돈을 낭비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다수 전문의는 게임의 단점을 염두에 두고 게임 치료법 채택을 기피하지는 않는다.
포이테비엔은 환자에게 게임 중단을 요구하지 않고, 일상 속 균형을 유지하면서 적절하게 게임을 즐기도록 안내한다. 포이테비엔은 환자에게 "새벽 4시까지 게임한 후의 기분은 어땠는가? 장시간 게임한 뒤 얻은 결과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하며 지나친 게임 중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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