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일, KT가 전국 네트워크 장애 보상안을 발표했다. 지난 25일 발생한 KT 통신 장애는 라우팅 설정 오류 때문에 89분간 전국적으로 인터넷이 마비되며 발생하였다. 이 때문에 큰 피해를 본 일반 가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KT가 발표한 피해보상안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일반가입자는 납부 월 이용료를 기준으로 15시간에 해당하는 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KT는 보상 기준을 장애가 발생한 89분의 10배에 해당하는 15시간으로 정했으며, 보상 대상인 KT 고객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12월 청구서에서 자동으로 감면된다고 밝혔다.
또한, 소상공인은 이번 장애 때문에 영업에 큰 피해를 받은 것을 고려하여 10일의 요금을 보상한다고 발표했다. 소상공인은 사업자 등록번호로 인터넷 및 전화 서비스를 가입한 고객이나 KT에서 개인사업자로 관리하는 회선 고객에 해당하며, 자세한 내용은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보상 대상과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원만한 피해 보상 전담 지원센터를 2주간 운영한다. 지원센터는 전용 홈페이지와 콜센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객별 보상액과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누락된 고객에 대한 접수를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KT는 지난 25일 발생한 네트워크 장애 원인을 디도스 공격이라고 발표한 후, 라우팅 설정 오류로 정정한 바 있다. 이는 부산 지역에 새로 설치한 라우터 장비의 설정 과정에서 주요 명령어인 ‘exit’를 입력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해당 오류로 인해 전국적으로 네트워크가 마비될 수 있었던 정확한 이유는 무엇일까?
라우터는 인터넷을 접속할 때 필요한 장치로, 개인 사용자가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때 해당 장치를 통해 수신지의 주소를 읽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 이용자가 원하는 IP 주소에 접속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즉, 사용자 단말과 IP 주소 사이에 수많은 라우터 중 이들을 거쳐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찾아갈 수 있도록 탐색해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해준다.
라우터에는 지역 라우터와 센터 라우터가 별도로 구성되어있는데, 이들은 각기 따로 있는 라우터를 지역별로 하나로 모은 것이다. 따라서 전국의 모든 라우터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다른 네트워크로 이동하기 위해서 지역 라우터와 센터 라우터를 반드시 거치게 된다. 이러한 구성이 전국적으로 장애가 발생한 주원인이기도 하다.
라우터는 네트워크의 경로 정보를 구성하기 위해 최신의 경로 정보를 라우터끼리 교환하는 프로토콜을 사용한다. 이중 KT는 IS-IS 프로토콜을 사용해 내부 네트워크 경로를 구성하고 있고, KT 네트워크와 다른 외부 네트워크를 연결하기 위해 BGP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라우터의 설정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exit’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아 외부 네트워크 경로를 구성하는 BGP 프로토콜에서 교환되어야 할 경로 정보가 내부 경로인 IS-IS 프로토콜에 전송되었고, 이로 인해 라우팅 경로가 모두 잘못 업데이트되었다. 이처럼 잘못된 업데이트된 경로 정보는 지역 라우터인 부산을 거쳐 센터 라우터인 서울까지 전송되었고, 전 지역과 연결된 센터 라우터는 전국에 있는 모든 지역에 잘못된 경로 정보를 2차로 전송하며 확대되며 결국 장애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장애가 더욱 크게 체감된 이유는 해당 작업이 주간에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KT 네트워크 관제센터에서는 작업을 야간에 할 수 있도록 승인했으나 실제로는 주간에 진행되어 더욱 큰 피해가 발생하였다. KT는 앞으로 사람의 실수로 인해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의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확대하는 등 네트워크 혁신 TF를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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