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페이스북이 13세 이하 아동용 인스타그램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인스타그램의 유해성 논의가 한창이다. 급기야 미국 상원 상업위원회(Senate Commerce Committee)는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에게 서한을 보내기까지 했다. 무슨 일일까?
인스타그램, 아동 자살 위험성 높여
미국 온라인 IT 매체 기즈모도는 상원 상업위원회 소속 의원이 저커버그에게 아동용 인스타그램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사실을 보도했다.
이번 서한에는 매사추세츠주의 에드 마키(Ed Markey) 상원의원과 플로리다주의 캐시 캐스터(Kathy Castor) 하원의원, 매사추세츠주의 로리 트라한(Lori Trahan) 하원의원이 서명했다.
저커버그에게 보낸 이번 서한에는 인스타그램이 아동 정신 건강 문제 악화 원인이 되며, 특히 자살 충동 위험성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가 언급되었다. 해당 연구는 일부 고위급 의원이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와 함께 페이스북 조사 계획을 발표한 뒤에 진행되었다.
인스타그램의 자살 조장 관련 연구는 9월 1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의 페이스북 자체 연구 결과 보도와 함께 처음 널리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앱을 이용한 사진 공유가 미성년자와 청년 수백만 명에게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10대 소녀 중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이미지를 담은 사진, 영상 등을 올리는 행위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스북의 연구는 "10대 소녀 10명 중 3명꼴로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면서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인지하고 있다. 심지어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이미지를 올린 뒤 자살 충동을 느낀 미성년자도 적지 않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페이스북 측은 심각성을 인지하고도 그동안 이를 묵인하며 아동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용 인스타그램 개발 중단 촉구 서한을 보낸 의원 모두 저커버그에게 인스타그램이 유발하는 개인의 정신 건강 피해를 비롯한 여러 잠재적인 영향을 직접 철저하게 검토한 것이 맞는지 질문했다. 또, 앞으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과 페이스북 내부의 SNS가 아동·청소년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관련 연구 진행 사항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페이스북은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와 함께 인스타그램과 정신 건강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연구 결과가 널리 알려지자 의회와 협력해 건전한 아동용 SNS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아동용 인스타그램 개발 계획을 밝혔을 당시 비판 여론이 제기되었다. 비판 세력은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페이스북이 단순히 수익을 위해 어린 사용자가 자사의 서비스를 더 일찍 사용하도록 유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틱톡, 사용자의 자살 유도 게시글 단속 나서
아동용 인스타그램이 자살 조장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최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여러 SNS 플랫폼을 위협하는 틱톡은 저커버그와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영국 방송사 BBC에 따르면, 틱톡은 정신 질환과 자살 충동으로 고통받는 사용자를 위해 자살 키워드와 관련된 게시글을 차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틱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틱톡은 커뮤니티를 깊이 신경 쓰며, 항상 사용자의 행복감을 높일 방법을 찾고자 최선을 다한다. 이에, 많은 사용자가 개인적으로 필요한 자원을 더 쉽게 찾도록 도움을 주고자 별도의 조처를 했다"라고 밝혔다.
틱톡은 정신 질환을 앓는 사용자를 위한 자살 키워드 접근 제한과 섭식 장애로 고통받는 사용자를 지원하기 위한 지침을 추가했으며, 모두 수개월 이내에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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