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시기상조"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많은 사람 중 그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4월 12일, 스트라이크가 2배 이상 오르자 '스'로 시작하는 여러 코인 시세가 급상승 후 하락하는 일이 있었다. 무작정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도를 떠나 누구나 애타게 원하는 비트코인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일까? 이 기사에서는 금을 통해 그 답을 찾고자 한다.

◎고대부터 가치를 인정받아온 금
금은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를 막론하고 항상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그 물리적 특성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쓰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고대부터 여전히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을 명심하자. 전 세계 연간 금 수요 중 80%는 투자와 보석이 목적이다. 우리가 그토록 귀하게 여기는 금도 어찌 보면 비트코인과 닮아있는 셈이다. 왜 금이 가치 있게 여겨지는지 알아보자.
1)희소성
"오늘날 세계에 있는 금의 양은 약 17만 톤이다. 이 전부를 모아 녹여서 합하면, 한 변이 약 68피트인 정육면체를 만들 수 있다. (야구장 내야에 충분히 들어간다.)"
워렌 버핏의 2011년 주주 서한의 한 대목이다. 금은 희소성을 가지기에 충분히 적다. 현재 지구상에 남아있는 금은 약 8만 톤으로 추정되며, 남은 금은 채굴하기 힘든 곳에 매장되어 있어 공급 또한 자연적으로 제한되고 있다. 희소한 것을 많은 사람들이 수요할 때 그 가치가 인정받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2)심미성
고대 부터 금은 태양을 상징하며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가야를 비롯해 한반도에도 삼국시대의 아름다운 금 장신구들이 많이 발견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외형을 인정해,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3)내구성과 유연성
그렇다면,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도 아름다운데 왜 금 처럼 화폐로 사용되지 않은 것일까? 내구성과 유연성 때문이다. 먼저, 금은 내구성이 높다. 부식과 파괴에 견디는 힘이 강하여 금니로도 사용되고 있다. 매일 음식물을 씹어야 하는 사람의 이 역할을 하려면, 쉽게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금은 왕수나 플루오린계 산을 제외하고는 절대 부식되지 않는다.
또한, 금은 유연성이 뛰어나, 쉽게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고강도 소재이기 때문에 가치를 인정받기도 하지만, 유연성이 부족하여 쉽게 거래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가 없다. 여기에 더해, 금은 자유롭게 녹이고 모양을 변형하여 쉽게 운반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금은 희소하고, 심미성이 뛰어나며, 내구성과 유연성도 갖추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화폐의 3대 요소인 가치측정, 교환매개, 가치저장과 부합한다.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가치 있으며, 형태를 규격화 하여 교환의 매개가 될 수 있고,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내구성도 갖춘 것이다.
◎시작부터 수량 제한된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처음 발행했다. 총량은 2100만 개로, 향후 100년간만 발행된다. 비트코인은 컴퓨터를 이용해 블록의 이름을 16진수로 표시한 64자리의 해시 함수를 찾아내는 사람에게 지급하도록 보장되어 있다. 이를 채굴이라고 하는데, 마치 금광에서 금을 캐내는 사람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비트코인은 쉽게 표현하자면 개발자에 의해 생성된 금광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채굴문제에 대한 보상은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들며 점점 난이도는 상승하고 있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이 희소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총 수량은 2100만개 이지만 각각 10의 -8승까지 쪼갤 수 있어 통화로 사용하기에는 전혀 부담이 없는 숫자이다.(유연성)
특히, 거래소에서 산 비트코인을 개인 컴퓨터 지갑으로 전송한 후, 송금에 필요한 개인 키를 암호화한 공간에 저장한다면, 컴퓨터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필요할 경우 안전하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내구성과 연결지을 수 있다.
또, 위의 여러 특성은 거래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재산적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믿게 하여 준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금 보다도 발전된 디지털 금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금' 담론 부상...인정 여부는?
지금까지는 비트코인이 자신의 재산적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을 금의 특징을 통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 될 수 있을까?
코로나19 때문에 세계는 유례없는 유동성 증가를 맞이했다. 이는 곧 화폐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저금리 정책과 맞물려 사람들은 가치가 하락한 현금을 보유하는 대신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또한, 금의 가격도 많은 사람이 찾으며 오르기 시작했다. 예로부터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화폐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일정한 가치를 갖는 상품으로 바꾸어 보유하는 일)의 대상으로 주목받아왔다.
비트코인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에스앤피(S&P)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채굴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고, 전통 금융시장의 바깥에 있어 영향을 덜 받으며, 공급량을 쉽게 조절하기 어렵다는 면에서 금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에스앤피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금처럼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다만 특유의 높은 변동성은 약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의 장기 목표 가격을 14만 6천 달러(약 1억 6천만원)로 설정하며, 가격 변동성이 지금보다 낮아져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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