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고물가에 소비자들 선호해 소자본 저가 커피점 확대”
돌파구 찾는 이디야커피, 브랜드 리뉴얼 전략 및 해외 진출 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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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화문 인근에 밀집된 ‘노란 간판 커피’ 브랜드 매장들. 사진=손현석 기자 |
[CWN 조승범 기자] 메가MGC‧컴포즈커피‧빽다방 등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커피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탐앤탐스, 이디야커피, 커피빈 등 1세대 커피 브랜드들은 점차 입지가 약해져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는 등 국내 커피 업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3대 저가 커피 브랜드의 전국 가맹점 수는 2022년 말 5285개로 2021년 말(3849개)보다 1436개(37.3%) 증가했다. 하루 4개씩 늘어난 꼴이다. 메가커피가 3000여개, 컴포즈커피 2500여개, 빽다방 1600여개로 도합 7000여개를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해외 유명 기업이 인수하는 브랜드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필리핀 식품 대기업 ‘졸리비 푸즈’가 최근 컴포즈커피의 지분 70%를 3억4000만달러(약 472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졸리비 푸즈가 동남아 중저가 커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컴포즈커피를 인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CWN에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커피를 찾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커피 가맹점을 창업하려는 이들도 저가 커피 매장을 선호한다. 해당 매장은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고 편의점과 같이 매장 간 거리 제한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약진은 고물가 시대 여파에 기인한다. 여기에 빅스타를 광고 모델을 내세워 브랜드 입지를 탄탄히 한 것도 큰 몫을 했다. 메가MGC커피는 손흥민과 그룹 ‘잇지(ITZY)’를 모델로, 컴포즈커피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를 모델로 기용 중이다.
반면 이렇다 할 차별화 정책 수립에 실패한 1세대 토종 커피 브랜드들은 실적이 쪼그라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2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8.1% 줄어든 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디야커피의 영입익이 1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에 대해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익이 감소한 이유는 수익성 약화로 힘들어하는 전국 가맹점을 위해 상생 정책을 시행하면서 본사가 194억원을 부담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이디야커피 본사는 원두 가격을 인하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흡수하는 등 가맹점 지원책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탐앤탐스도 지난해 42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대비 3.4%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34억원으로 집계된 2020년 이후 4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커피빈은 지난해 매출액은 15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늘긴 했으나,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2022년(25억원) 작년보다 38.1% 감소했다.
이들 브랜드들은 위로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 커피 브랜드, 아래로는 노란 간판으로 대변되는 저가 커피 브랜드에 치이며 활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이디야커피가 가장 적극적으로 반전 모색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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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디야커피가 미국 괌에 해외 가맹 1호점인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을 개점해 운영하는 모습. 사진=이디야커피 |
이디야커피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전면적인 브랜드 리뉴얼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 가치를 중심으로 브랜드 리뉴얼 전략을 세우라고 주문한 바 있다.
또한 해외 신시장으로 본격 진출해 판로를 개척한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말 미국 괌 마이크로네시아 내에 해외 진출 1호 가맹점을 열었고 올해 안에 3호점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말레이시아에 현지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업체 측은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타깃 소비자층을 발굴하고 충성 고객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말레이시아 해외 공략은 5년 내 200호점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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