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자마진 하락에도 대출 늘며 이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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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 외경. 사진=각사 |
[CWN 배태호 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대출 증가세를 꺾기 위한 금융당국 노력도, 일찌감치 예견된 기준금리 인하도 금융권 실적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손에 쥔 순이익만 14조를 웃돌며 또다시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4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에 무게가 실리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한 주요 금융그룹은 또다시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4대 금융지주가 공시한 '3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3분기 말 기준 누적 순이익은 14조21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3조5606어원)보다 6531억원(4.8%) 증가한 수준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4대 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익을 챙긴 곳은 KB금융지주로 4조36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1년 전(4조3520억원)보다 179억원(0.4%)으로 증가폭은 높지 않지만, 역대 최고 실적이다.
특히 3분기만 놓고보면 이 기간 순이익은 1조59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371억원)보다 무려 2589억원(19.37%)이나 급증해, 분기 기준 창립 이래 최고 기록이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 누적 순이익은 4조658억원으로 1년 전(3조9019억원)보다 1639억원(4.2%) 불었다. 역대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22년(4조3783억원)으로 3125억원 격차다. 다만, 그 해에는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대금(3220억원)이란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만큼,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올해 3분기가 역대 최대다.
여기에 3분기 신한금융지주 실적에는 1357억원 규모의 신한투자증권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반영된 만큼, 해당 사고가 없었다면 3분기 리딩금융 자리까지 넘볼 수 있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작년 3분기 누적 순익(3조87억원)보다 2387억원(7.9%) 증가한 3조24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챙기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 치웠다.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객 기반 확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비이자이익 증가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 노력 등에 힘입은 결과다.
은행 IB(투자은행) 수수료 증가와 퇴직연금 및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 등 그룹의 지속적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 역시 실적 상승에 힘을 더했다.
우리금융지주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53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2980억원보다 2326억원 확대됐다.
증가율은 10.1%로 4대 지주 중 유일한 두 자릿수 증가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지난 2022년3분기(2조7927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단 3분기 만에 초과 달성해 올해 연간 당기순익 3조원 시현에 파란불을 켰다.
이처럼 4대 금융 지주가 역대 최대 실적 또는 그에 준하는 수익을 거둔 배경은 금리인하 시기에도 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측되면서 시장금리가 선반영되는 등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했지만, 가계와 기업대출이 늘면서 마진 감소 영향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대 금융지주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지난해 30조2433억원보다 약 1조원 증가한 31조2078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비이자이익 증가도 역대 최대 실적 경신에 힘을 보탰다.
KB금융은 3조8446억원, 신한은 2조9423억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1조8049억원과 1조3780억원의 비이자이익을 챙겼다.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수준이고, 하나금융도 6.4% 확대됐다. 특히 우리금융은 53.1%나 급증하면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신한금융의 경우 1년 전보다 0.1% 감소했지만, 이는 신한투자증권 손실이 컸던 탓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며 통화정책의 전환이 있었지만, 은행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힘을 쓸 수밖에 없는 만큼 당장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 역시 "4분기 실적은 대체로 예측 가능한 상황인데, 예년 수준만큼만 내도 올해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측했다.
한편, NH금융지주 역시 28일 공시를 통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3.2% 증가한 2조3151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CWN 배태호 기자
bt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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