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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2부 조승범 기자 |
[CWN 조승범 기자] 싱가포르 기반의 이커머스 그룹 큐텐이 무리한 확장을 추진하다 현금 흐름에 적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업계 안팎으로 그간 연속된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큐텐 계열사 전체로 파급되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이 팽배하다.
큐텐의 주요 플랫폼인 위시플러스와 위메프가 정산 지연을 공식화된 데 이어 티몬 역시 판매자 대금을 미루는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티몬 관계자는 기자에게 “위시플러스와 위메프의 정산 지연이 발생한 뒤 소수의 셀러들이 이탈했다”며 “이런 이유로 현금 흐름이 불안정해졌고 티몬의 경우 현금 흐름이 약간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으나, 이후 이번 정산 지연 사태를 둘러싼 파장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큐텐이 무리하게 이커머스 플랫폼 인수를 시도하다 심각한 현금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큐텐은 공격적인 인수 행보를 보여줬다. 지난 2년에 걸쳐 티몬·위메프·인터파크·위시플러스·AK몰 등 많은 계열사를 품었다. 이같은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는 큐텐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로 작용했다.
특히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하려는 계획이 공공연히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구영배 큐텐 대표가 급거 귀국해 이번 정산 지연 사태를 논의했다는 소식이 뜬금없이(?) 전해졌다.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적신호가 갑자기 켜진 것이다.
실은 큐텐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은 올해 초부터 불거진 상태였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티몬과 위메프가 여행 상품과 상품권을 무리한 할인가에 판매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 형태가 지속되는 것을 보며 불안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이번 사태로 업계 내 셀러들과 구매자들이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이커머스 기업과 플랫폼 사용자 간의 신뢰 문제가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티몬은 해마다 누적 적자가 늘어나 자본잠식 상태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다는 의미다. 위메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번 큐텐발(發) 사태가 이커머스 시장 전반에 걸쳐 얼마나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지 두려울 따름이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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