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주류는 없어···“이종사업 학습 집중”
‘엑시트 대신 기업 발굴로 사회적 책임 다한다’는 목표 공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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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지난 7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2024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
[CWN 조승범 기자]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하이트진로가 벤처 기업 투자에 진심이다. 주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직면하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스타트업과 다양한 협업을 모색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단순히 엑시트가 목적이 아닌 신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한 스타트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30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 중 본업인 ‘주류’ 관련 벤처는 한 곳도 없다. 하이트진로는 농식품 분야를 비롯, 각종 유망 기업을 발굴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목표 아래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농식품 식자재 유통 스타트업 ‘미스터아빠’에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4월 미스터아빠의 산지 소분 센터를 활용한 물류 과정의 강점을 높이 평가해 5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 6월에는 해외 진출 등 사업 확장성을 주목해 후속 투자를 결정했다. 미스터아빠는 지난해 말 제주농협 등과 손잡고 제주 감귤 17톤을 몽골 현지에 수출한 바 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농식품 벤처 기업 ‘팜조아’에 지분을 투자했다. 팜조아의 핵심 사업은 냉동 농산물로, 개별 급속 냉동(IQF) 특허 등 냉동 채소와 밀키트 패키지 핵심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직영 농장 운영과 산지 계약 농가 비중을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국, 홍콩 등 해외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하이트진로는 △더벤처스(전문 투자사) △이디연(디자인·리빙테크) △퍼밋(스마트팜 솔루션 △엔티(나물 특화 유통) △슈퍼블릭(친환경제품 브랜딩) △에이라이프(미래 대체식품 제조) △한국농업데이터(저온창고·산지 농산물 중개) △가제트코리아(e-sim 로밍 서비스) △나누(친환경 펄프몰드 용기) △태그히어(NFC 기반 테이블 오더) 등에 투자했다.
특히 이들 벤처 중 농·수산 분야 원물의 생산, 유통 등에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다수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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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가 현재까지 투자를 진행한 벤처 현황표. 사진=하이트진로 |
이렇듯 하이트진로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주류 분야가 아닌 식품과 라이프스타일에 집중돼 있다. 이종 사업에 관한 학습을 통해 앞으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주류 업계 최초로 스타트업 컴퍼니빌더 ‘더벤처스’와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이듬해인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신청할 수 있는 법인형 엔젤투자사로 뽑혔다.
또한 2022년에는 일반 기업 최초로 팁스(TIPS) 운영사에 선정됐다. 팁스는 유망한 창업기업에 기회를 주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민간 투자기관을 지정·연결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하이트진로가 추천한 5개 스타트업은 모두 팁스에 선정된 바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CWN에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이종 산업과의 시너지를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이어왔다”며 “신규 투자는 물론 기존 투자 기업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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