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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2부 조승범 기자 |
당시 다른 업무 때문에 문자를 그냥 흘려버렸지만 “황당하다”는 데스크의 반응이 생각이 나 곰곰이 짚어봤다.
우선 8일이라는 짧은 유예기간을 발표한 것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았다. 또한 그런 짧은 유예기간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는 BBQ측의 ‘엇박자’ 발언이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과거 치킨은 어른들이 통닭집에서 치맥 한잔에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소중한 아들, 딸 생일상에 올렸던 서민 음식이자, 오늘날에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식 메뉴 중 하나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직면하고 치킨이 프리미엄 메뉴로 탈바꿈하면서 가격도 덩달아 급상승했다.
현재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한국 치킨 메뉴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조리 과정에 로봇을 도입하고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기름을 공급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등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면들을 봤을 때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단행하는 가격 인상의 필요성도 인정한다. 고물가에 지쳐가는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에 본사들도 고민이 컸을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일부 치킨 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보를 지켜보며, 필자는 소비자들이 치킨 업계에 거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을 짚고 싶다.
현재 치킨 브랜드 평판 상위 업체 중 높은 광고비를 고민한 기업을 찾을 수가 없다. 최근 굽네치킨은 르세라핌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업계 내 최고 수준의 광고비를 자랑했다. bhc치킨도 10년간 기용했던 전지현을 황정민으로 교체했지만 광고비 절약에 대한 고민은 읽을 수 없다.
원가 절감을 고민하는 업체를 찾아보기 힘든 건 더욱 심각한 문제다. BBQ는 고품질 올리브유를 튀김용 기름으로 쓰다가 원가 절감을 위해 해바라기유와 섞어 쓰는 조리법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으로 ‘반짝’ 시도에 그치고 만 꼴이 됐다.
윤홍근 BBQ 대표이사는 전 세계에 가맹점 5만여 개를 목표로 해외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맥도날드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허나 국내에선 소비자들이 ‘치킨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위화감을 느끼는 소비자와 윤 대표이사 사이에 거리감이 느껴진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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