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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1부 소미연 기자 |
[CWN 소미연 기자] 롯데가 심상치않다. 그룹의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쇄신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선택도 과감했다. 4대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은 기존 주력 사업을 뛰어넘는 개척지다. 자사의 IT 역량을 보여준 메타버스(칼리버스)의 경우 AI 시대 개화기에 무궁한 가능성을 열었다. 새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의 발빠른 행보는 오너 3세인 신유열 전무의 승계 속도와 짝이뤄 화제를 모았다.
공교롭게도 신 전무는 올해 승계 걸림돌을 치우게 된다. 만 38세 생일이 지나면서 병역 이슈를 해소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병역법상 만 38세부터 병역 의무가 소멸되기 때문. 신 전무는 1986년 3월 도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일본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귀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 승진과 함께 그룹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는 미래성장실 운전대를 맡게됐다는 점이 무게를 더했다.
3세 경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롯데는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신 전무가 유력한 후계자라는데 동의하면서도 현 상황을 '승계 작업' 이라기 보다 '경영 수업'으로 말해왔다. 이유는 명료했다. 신동빈 회장이 실제 경영 전면에서 그룹을 진두지휘한 기간은 10여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신동빈 시대'에서 이뤄야 할 비전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신 회장이 강조해 온 '뉴롯데'의 성적표를 받아들이기엔 아직 이르다.
실제 신 회장은 2세대 총수들이 20년 이상 회장직을 수행해 온 데 비해 재임 기간이 짧다. 2011년 2월 취임해 올해로 13주년을 맞았다.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던 2년여의 시간을 제외하면 기간은 더 짧다. 앞서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2018년 2월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구속됐다. 그해 10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으나, 이듬해 10월 대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형을 확정받고서야 자유의 몸이 됐다. 그때부터다. 롯데의 경영시계가 정상화되면서 뉴롯데 비전도 본격 가동됐다.
뉴롯데는 신 회장의 쇄신 의지가 담긴 슬로건이면서 '100년 기업'의 역사를 쓰게 될 미래 먹거리 확보전으로 풀어 쓸 수 있다. 신 회장의 각오는 올해 신년사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과거 성공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업구조 개편, 조직문화 혁신을 주문하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4월 3일, 오늘 롯데는 창립 57주년을 맞았다. 아직은 신동빈 시대를 주목해야 할 때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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