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SA 통한 ‘성기학→성래은 승계’ 과정서 문제 제기
지나치게 높은 내부거래도 문제…의혹 해결될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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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2년 7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노스페이스 국내 론칭 25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 연설에 나선 성기학 영원아웃도어 회장. 사진=노스페이스 |
[CWN 조승범 기자] 성기학 회장이 이끄는 영원무역그룹이 자산 5조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최근 신규로 지정됐다. 영원무역그룹은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등 유명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판매하는 영원무역을 주축으로 하는 집단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영원무역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주요 주주의 주식 보유현황, 변동사항, 임원의 변동 등 공시와 신고 의무가 부여되고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규제를 받게 됐다. 공시 의무를 위반하면 시정조치와 1억원 미만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이같은 상황은 지금까지 후계 구도를 다져오던 성 회장의 차녀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기업 반열에 오르기 전 영원무역그룹은 주요 공시와 신고 의무가 없어 오너 일가와 계열사 간 자금 흐름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었다.
이는 성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비상장법인 YMSA가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를 키우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YMSA는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29%를 보유한 실질적 지주사이며, 성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일종의 가족 회사로 섬유제품 소재 및 원단 수출업을 영위한다.
성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아버지인 성 회장으로부터 YMSA 지분 절반을 증여받았고, 이 과정에서 850억원에 달하는 증여세 대부분을 YMSA로부터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YMSA는 성 부회장의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대구에 있는 빌딩을 587억원에 영원무역에 팔았다. 당시 ‘내부거래를 통해 오너가에 돈을 빌려줬다’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YMSA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92.9%, 95.8%을 차지하며, 오너가에 대한 ‘일감 모아주기’ 의혹을 샀다. 지난 2022년에는 YMSA의 별도기준 총매출 708억원 중 674억원(95.1%)이 내부거래를 통해 나온 실적으로 드러났다. 지나치게 높은 내부거래 비율이 아닐 수 없다.
영원무역그룹은 성 부회장을 둘러싼 ‘편법 승계’ 리스크 해결이 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3월 성 부회장의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당 정책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일부 주주들은 영원무역홀딩스가 기존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배당’에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50% 내외’로 배당 성향을 축소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성 부회장이 대주주 지분 증여를 받았다며 배당 축소에 이은 주가 하락으로 인해 증여세를 상당 부분 아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영워무역그룹 측은 영원무역홀딩스의 배당 문제는 적법한 경영 판단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현재 창업주인 성 회장은 YMSA 지분의 절반 이상을 성 부회장에게 넘겼지만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16.77%은 본인이 보유 중이어서 영원무역그룹의 승계 작업이 아직도 진행형인 셈이다.
영원무역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만큼 편법 승계 의혹을 해명할 기회가 주요 공시와 신고 의무를 통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영원무역그룹이 승계 작업 의혹 해명 및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성 부회장의 승계 수순을 마무리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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