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팔도측 “전체시장 매출로 확대 해석은 무리, 장악력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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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비빔면 모습. 사진=뉴시스 |
[CWN 조승범 기자] 팔도가 대세인 비빔면 시장에 농심, 하림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매섭다.
과거처럼 라면 시장에서 브랜드 인기만으로 업계 1위를 고수하는 사례가 줄어든 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소비자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에 발맞춰 업체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에 나서면서 매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 ‘배홍동’ 비빔면이 서울의 일부 대형마트에서 매출 1위 자리에 오르는 등 ‘팔도비빔면’의 아성을 넘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그맨 겸 방송인 유재석이 전속 모델로 4년째 나서는 배홍동은 젊은 세대에게 존재감을 어필 중이다. 배홍동 비빔면은 2021년 출시돼 지난해 33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 성장했고 지난해 출시된 ‘배홍동쫄쫄면’은 매출액 100억원으로 시장 비중 30%를 차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본지에 “배, 홍고추, 동치미 등 좋은 재료를 활용해 소스를 만들었고, ‘비빌 시 맛있구 배홍동’ 광고 카피를 통해 이것만 있으면 우리 집이 전국구 비빔면 맛집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 출시 때부터 유재석을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초기 이미지 구축부터 비빔면 시장 2위 달성까지 크나큰 효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2021년에 라면 시장에 뛰어든 하림은 지난해 3월 ‘더미식비빔면’으로 비빔면 경쟁에도 참전했다. 같은 해 6월 ‘메밀비빔면’까지 출시해 관련 시장에서의 순위 상승을 노리고 있다.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7~8월 대형마트 3사 비빔면 매출액 규모에서 더미식 비빔면이 3위를 차지했고, 메밀비빔면은 출시 한 달 만에 6위까지 올라섰다.
하림은 배우 이정재를 3년 연속 더미식 비빔면 전속 모델로 발탁했다. 유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더미식비빔면’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비빔면 시장에서 이번 순위 변동은 일시적이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업계 1위 기업이 국내 비빔면 시장에 뛰어든 시점은 후발주자들과 엄청난 시간차를 보이지 않았나. 이같은 차이를 거슬러 순위가 변동한 것은 유의미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팔도비빔면을 출시한 지 올해로 40년째를 맞는 팔도는 국내 비빔면 시장에서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2월까지 40년 간 누적 판매량 18억개를 넘겼다.
현재 팔도는 국내 비빔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50%를 지키면서도 ‘킹뚜껑마라맛’, ‘딸기비빔면’ 한정판 등을 통해 라인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는 기존 제품에 신선함과 재미를 더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팔도 관계자는 “경쟁사의 공격적인 프로모션 때문에 일부 매장에서 변화가 있었을 뿐”이라며 “우리는 매출에 타격 없이 비빔면 사업을 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일부 (대형마트) 매장에서 순위 변동이 있었던 것을 전체 시장의 매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오뚜기는 지난 2022년 단종됐던 ‘함흥비빔면’을 지난달 다시 내놓는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반면 삼양식품은 ‘열무비빔면’ 출시를 중단했다. 해외에서 물량 부족을 겪고 있는 불닭볶음면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삼양 측 설명이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15년 757억원이던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가 지난해 1800억원으로 8년 만에 2.4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렇듯 갈수록 커지는 비비면 시장을 놓고 업체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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