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제약측 “조직역량 강화 등 多요인으로 도출된 결과“
올 들어 네 차례 의약품 회수 또 눈쌀…경영능력 ‘도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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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제약이 적자전환으로 몸집을 줄이는 가운데 류기성 대표이사가 본인의 연봉만 인상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경동제약 |
[CWN 최한결 기자] 류기성 경동제약 대표이사가 구조조정, 적자전환 등 악재가 연일 터지는 가운데서도 자신의 연봉은 2억원 가까이 인상해 빈축을 사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류 대표의 연봉은 8억2000만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1억7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류 대표는 경동제약 창업자 류덕희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21년 부친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대표 자리를 올라선 뒤 지금까지 경동제약을 이끌어오고 있다.
경동제약의 영업이익은 2020년 189억원, 2021년 157억원, 2022년 83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결국 2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이렇듯 재정상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임원들의 연봉 삭감이 선행되는 것이 상식적인데, 이런 면에서 류 대표의 연봉 인상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경동제약 관계자는 CWN에 “해당 연봉은 직전 해 성과가 반영된 것을 2023년 연봉으로 책정된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실적과는 무관하다. 임원 연봉은 단순히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조직역량 강화, 미래 사업계획 등 다양한 요인으로 도출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실제 경동제약 사업보고서에도 류 대표이사의 연봉 산정기준에 대해 위임업무의 성격, 직책(CEO), 재임 기간(17년 2개월), 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금액을 지급한다는 대목이 명시됐다.
그런데 경동제약를 둘러싼 악재들이 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사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영업 인력 180여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일반의약품 영업부를 영업대행사(CSO)로 전환하며 영업부 인력을 내보냈다. 회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직원을 줄이고 인력비 절감에 나선 것이다.
이로 인해 직원 수는 2022년 말 총 588명에서 2023년 말 총 405명으로 감소했다. 급여 총액 역시 2022년 370억원에서 2023년 209억원으로 감소했고, 급여 총액도 209억원으로 전년(370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이마저도 경동제약 측의 입장은 달랐다. 해당 관계자는 “영업대행 체제를 새로이 시행 중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감축이라기보다는 그들의 자발적 이직으로 인한 업무수행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 실적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은 아니”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구조조정인데, ‘언어적 유희’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류 대표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이 들게 만든 건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들어 네 차례나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 회수 명령을 받으며 품질논란에 휩싸였다. 이 중 발암물질 검출은 2건에 달했다. 이에 대해 경동제약 관계자는 “모두 회수가 완료된 상태다. 이 중 2건은 자사의 자체 생산 품목이고 나머지 2건은 위탁 품목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시험기록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행정처분을 받았다. 또한 같은해 11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2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정악화로 실적 개선에 앞장서야 하는 대표가 본인의 연봉만 인상하는 것 자체가 책임경영과는 동떨어지는 행보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며 “그런 와중에 최근에는 의약품 회수 조치로 기업 이미지마저 실추됐다. 지금이라도 대표가 결자해지한다는 자세로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CWN 최한결 기자
hanbest0615@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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