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산업2부 조승범 기자 |
[CWN 조승범 기자] 얼마 전 대형 유통채널의 주력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롯데ON)과 SSG닷컴이 희망퇴직을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실적은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희망퇴직이나 인력 감축이라는 단어는 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힘든 과정을 감내하면서 내적 성장과 상생을 지향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롯데 그룹 계열사 e커머스를 전담하는 롯데온은 지난달 5일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2020년 출범 이후 최초로 시행하는 인원 조정이다. 대상은 근속 3년 이상 직원으로 희망퇴직 승인을 받으면 퇴직 시 6개월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받거나 6개월간 유급휴직 후 퇴사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특이한 점은 희망퇴직과 함께 롯데온의 지난해 채용인원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롯데 계열사별로 발간한 ‘2023년 지속가능성장 보고서’를 종합하면 2022년 롯데온 채용인원이 196명에서 2023년 30명으로 대폭 줄었다.
롯데온 관계자는 기자에게 “지난 몇 년간 IT개발자를 영입하기 위해 수백 명 이상 인원을 채용했다”며 “IT기술을 내재화한 후 채용인원을 예전 수준으로 되돌린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롯데온은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도 기존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 그룹 주력 e커머스 SSG닷컴도 지난 5일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공표하면서도 새출발을 원하는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대우를 보장하는 면모를 드러냈다.
SSG닷컴의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으로, 퇴직을 희망하는 이는 근속년수에 따라 월 급여의 최소 6개월~최대 24개월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자녀가 있는 희망퇴직자에게는 특별지원금이 지급되며, 본인 희망 시 재취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대 1년간 퇴직금을 지급하고 자녀들에 대한 복지도 신경 쓰는 모습과 함께 재취업도 지원하는 정책은 꽤나 파격적이다. 이에 대해 SSG닷컴 관계자는 “e커머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효율적인 조직을 구성하고 직원 개개인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자 이번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불안한 대내외 환경에도 두 기업은 회사와 직원들의 미래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몸에 좋은 약은 쓰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당장은 고통스러울지라도 기업과 직원 모두에게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는 ‘쓴 약’이 됐길 바란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