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N 김보람 기자] 상반기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해외 시장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동남아 시장 부진이 발목을 잡은 가운데 하나·우리은행 실적은 두 자릿수 감소했고, KB국민은행은 아예 적자 전환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33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456억원) 대비 38.1% 줄어든 수준으로 4대 은행 상반기 전체 순이익(6조9841억원)의 4.8%를 차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상반기 해외법인을 통해 2962억원을 벌었다. 이는 1년 전(2600억원)보다 13.9% 늘어난 수치다.
반면 상반기 우리은행 해외법인 순이익은 944억원으로 전년 동기(1527억원) 대비 38.2%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순이익도 778억원에서 701억원으로 10.0% 감소했다.
KB국민은행 해외법인은 적자(-1228억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6.8% 급증한 114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해외 시장 부진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실적 악화가 주된 배경이다.
4대 은행 상반기 중국법인 순이익은 △신한은행 22억원 (전년比 92.8%↓) △하나은행 44억원(전년比 72.2%↓) △KB국민은행 79억원(전년比 65.8%↓) △우리은행 114억원(전년比 60.8%↓) 등 모두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의 경우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 적자 폭이 505억원에서 1868억원으로 확대됐다. 2018년 인수 후 6년째 적자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우리소다라은행 상반기 순이익도 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었다.
반면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20억원에서 122억원으로 6배가량 늘었다.
4대 은행 해외 시장 실적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 증가, 진출국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대내외 변수가 영향을 미친 만큼 해외 시장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은 상반기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41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중국 시장 부진을 방어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쏠림 현상은 결국 수익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며 "물론 금리 등 글로벌 전체 이슈에 대한 방어는 어렵겠지만 국가 경제 방향 등 정책적 문제는 다르기 때문에 한 곳에 집중하는 것 보다 수익의 전반적인 안전성을 위한 시장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WN 김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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