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도봉, 방호 전담 확대…직원·내방객 보호
"직원 행복=구민 행복" 마음 돌봄 지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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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센터에 배치된 보안관이 내방객에게 무인민원발급기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도봉구 |
[CWN 정수희 기자] 공무원의 잇따른 안타까운 사망사건에 지자체들이 직원들 안전망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일 3년 차 의정부시청 소속 7급 공무원이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족 측은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새 5명의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4일 출근한 지 두 달가량 된 충북 괴산군청 소속 30대 공무원에 이어 5일에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김포시 9급 공무원이, 20일엔 임용 3개월 차인 남양주시 신입 공무원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1일에는 임용된 지 2년 채 되지 않은 여수시 공무원이 개인적인 문제로 숨졌다.
일명 '좌표 찍기'식의 집단 민원을 비롯해 폭언·폭행 등 급증하는 악성 민원으로 고통받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다. 과중한 업무에 내몰린 직원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들을 위해 지자체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전보다 더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과 정신적·신체적 건강 지원에 공들이는 모양새다.
양천구는 안전에 방점을 두고 악성 민원이 많은 주민센터에 방호 인력을 확대 배치했다. 지난 2021년 9월 <민원업무담당공무원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피해 직원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듬해 9월 신월3동에 방호 전담 직원을 시범 배치했다. 지난해 3월에는 신월1동과 7동에, 이달엔 신정4동과 7동에 방호 직원을 추가 배치함으로써 총 5개 주민센터에 안전요원을 뒀다. 안전요원은 폭언·폭행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담당 공무원과 내방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구는 또 공무원증 녹음기와 보디캠을 구매해 주민센터와 구청 민원실 및 대민 부서에 배부하고 폐쇄회로(CC)TV와 민원대 강화유리를 설치하는 등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직원들 좌석배치표에서 사진도 철거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악성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공무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켜 구민에게 최선의 행정서비스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강력한 직원 보호 체계를 시사했다.
도봉구도 직원과 내방객을 보호하기 위해 민원 발생 빈도가 높은 4개 동에 보안관을 배치했다. 보안관은 정복을 착용하고 상주한다. 구는 제복을 입은 보안관 배치만으로도 고의적 악성 민원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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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동대문구 |
중랑구는 직원들 마음 돌봄에 주력하고 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직원의 행복이 곧 구민의 행복으로 직결된다"는 신념으로 직원들 마음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구는 전 직원이 온라인 심리검사를 통해 마음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 심리 상담 프로그램인 '마음돌봄'을 이용하도록 한다. 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상담소를 지정해 상담받을 수 있다.
강서구 역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위해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민원 접점부서 근무 직원을 대상으로 상담 비용의 50%를 구에서 부담한다.
동대문구는 '민원 담당 공무원 몸&맘 챙김 Day'를 운영함으로써 심리상담사의 일대일 심리상담과 함께 운동처방사의 피지컬 케어를 통한 심신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CWN 정수희 기자
js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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