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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2부 조승범 기자 |
[CWN 조승범 기자] 최근 굽네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치킨업계 ‘톱5’ 대표 메뉴 가격대가 2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이처럼 심리적 마지노선인 2만원을 넘긴 것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발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굽네가 치킨메뉴 9개에 대해 가격을 단행했다. 굽네의 대표 메뉴인 치킨바사삭은 1만9900원으로 올라 2만원대에 근접했다.
지난해에는 bhc와 교촌치킨이 일제히 최대 3000원 가격을 인상해 2만원대 가격을 형성 중이다. 현재 bhc의 대표 메뉴인 뿌링클은 기존 2만1000원에 판매 중이고, 교촌치킨의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 가격은 2만3000원이다. BBQ는 이미 2022년에 가격을 올려 황금올리브치킨과 황금올리브치킨 콤보 등이 2만원대에 진입한지 꽤 됐다.
이같은 움직임은 상품 가격대를 일정하게 맞춤으로써 소비자의 가격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라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꼬집는다. 지극히 맞는 얘기지만 기자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야 한다고 본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정말로 가격 인상 말고는 다른 대안을 내놓을 의지조차 있었냐는 점이다.
단적으로 치킨업계 영업이익률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bhc가 대표적이다. 지난 1월 소비자단체협의회은 bhc의 가격 인상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영업이익률(2018년~2022년 기준)이 30.1%로 유난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bhc가 가격 인상이 가맹점주 이익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힌 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협의회는 “(가격 인상은) 가맹점주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평균 8.8% 인상)과 매출 부담이라는 이중 부담을 주면서 본사 이익만 챙기려고 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BBQ는 지난해 10월부터 올리브유·해바라기씨유 혼합 블랜딩 오일을 쓰는 등 급등한 국제 올리브유 원가 상승분을 상쇄해 현 가격대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왔긴 하나, ‘치킨값 2만원’ 시대를 맞이하는 데 선봉에 섰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는 힘들다.
치킨업계는 가격 인상에 앞서 다른 대안은 없었는지 살폈어야 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가격 동결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했어야만 했다. 치킨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라고 불리는 만큼, 물가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어느덧 우리 곁에 성큼 찾아온 ‘치킨값 2만원’ 시대, 한없이 낯설고 한없이 불편하기만 하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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