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등단 왕성한 활동, "시조문학계 큰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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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향 사조그룹·푸른그룹 명예회장. 사진=사조그룹 |
[CWN 손현석 기자] 시조시인 이일향 여사가 지난 2일 별세했다고 사조그룹이 3일 밝혔다. 향년 94세.
고인인 된 이 여사는 주진우 회장의 모친이자 사조그룹·푸른그룹 명예회장이다.
이 여사는 지난 1930년 대구에서 태어나 1949년 사조산업 창업주인 고(故) 주인용 선대 회장과 결혼으로 연을 맺었다. 슬하에 2남 3녀를 뒀다. 주 창업주 별세 후 장남인 주 회장이 경영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사조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고인은 1989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은관 서훈을 받은 '시조계 거장' 고 이설주 시인의 딸이다. 지난 2011년 한국 현대 시문학과 시조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설주문학상’이 제정되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1979년 남편 사별로 인해 절망을 겪다 부친의 백수 정완영 선생으로부터 시조를 배우며 그리움과 상실감을 극복했다. 이후 1983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하며 시조시인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저서로는 '지환을 끼고', '밀물과 썰물 사이', '석일당시초', '시간 속에서' 등을 비롯해 총 15권이 있다. 2016년에도 시조집 '노래는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다', '사랑이 있는 곳'을 출간하는 등 최근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비롯해 윤동주문학상 우수상, 노산문학상, 정운 이영도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이설주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1992년에는 신사임당상에 추대됐다. 최근작인 '노래는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다'로는 구상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삶에 대한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과 사랑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 고인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고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여성시조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사조산업 이사, 명예회장에 오르는 등 시조 작품 활동 외에 사조산업 경영에도 참여했다. 특히 지난 1983년 주 창업주의 뜻을 이어 남편의 아호를 딴 취암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을 맡아 인재양성과 교육발전에 헌신했다. 이후 대구가톨릭대학교에 매년 장학금 1억원을 전달하는 등 장학 사업에 힘썼다.
유족은 주 회장, 주영주 전 이화여대 교수, 주연아, 주안나 등이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이며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천주교용인공원묘원이다.
CWN 손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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