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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
[CWN 김보람 기자] 지난 5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보낸 투자자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실업률) 발표가 역대급 폭락장을 촉발한 만큼 오는 14일, 15일 미국 소매판매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연이은 경제지표 발표에 또다시 증시가 휘청일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이에 투자자 관심은 채권과 예·적금, 금, 달러 등 안전자산에 쏠리는 분위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일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아시아 주요 증시가 폭락하며 코스피는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 시총 192조원이 증발했다.
이후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정부의 시장 변동성에 대해 충분한 정책 대응 역량 등에 지수는 다시 반등하고 있지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재확산, 경기 침체 불안감이 남아 있는 만큼 불안 심리는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이처럼 증시 불안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채권 시장을 주목하는 상황이다. 향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가격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채권은 수익률(이자)과 가격이 반비례한다. 수익이 많이 날 것으로 기대될 수록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가격은 낮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5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3.3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806%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14일(20.7bp 하락) 이후 최대 폭 하락이다.
10년물 금리(연 2.878%)와 5년물(2.817%), 2년물(2.928%) 금리 역시 각각 9.8bp, 13.1bp, 11.3bp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버리고 채권으로 빠르게 갈아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값은 상승해 채권 투자자들은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
앞서 3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며 명확한 금리 인하 신호를 던졌다. 이에 한국은행 또한 연내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 규모는 27조1083억원으로 전년 동기(23조1022억원) 대비 17.3%(4조61억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안전자산 쏠림 현상은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로 예적금과 금,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미 본격적인 금리 인하 돌입 전 막차를 타려는 예·적금으로의 머니무브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09조3403억원으로 전월(891조1524억원) 대비 2.04%(18조187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도 34조6084억원에서 35조7311억원으로 3.24%(1조1227억원) 늘었다.
달러예금 잔액 역시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잔액은 575억6700만달러 전월(531억1900만달러) 대비 44억4800만달러(8.4%) 늘었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유일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한국투자신탁운용 'ACE(에이스) KRX 금 현물 ETF'를 2일 23억원어치, 5일 54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3년 반 만에 최대 규모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 등 주식 시장 재활성화도 기대되지만 당장 이번 블랙먼데이 쇼크에서 주식에 대한 변동성을 몸소 확인한 투자자들은 일단 안전성이 높은 채권과 금 등 방어 위주의 자산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CWN 김보람 기자
qhfka7187@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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