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 중인 2021년 현재,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한 여러 분야에서 첨단 기술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여러 분야 중, 의료 분야에서도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 기술 사용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해외에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각종 질병 진단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더 나아가 영국에서는 정신 질환 치료에 VR을 활용하려 한다.
VR이 우울증 치료제라고?
과학 전문 잡지 BBC 사이언스 포커스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존 킹(John King) 교수와 엠마 제인 킬포드(Emma Jayne Kilford) 박사가 대면 치료의 보조 치료법으로 VR을 이용한 우울증 치료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VR을 이용한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어린아이 아바타와 성인 아바타가 하나씩 있는 가상의 방이 등장한다. 환자는 본격적으로 방에 들어가기 전, 정신적 고통을 느끼는 타인의 감정에 연민을 느끼도록 별도의 훈련을 받는다. 치료 과정은 경험 검증과 관심 돌리기, 긍정적인 기억 활성화하기라는 3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환자가 가상의 방에 등장하면, 고통을 느끼는 어린아이 아바타를 만난다. 그리고, 어린아이를 위로하면서 아이가 느끼는 고통을 완화하는 임무를 받게 된다.
어린아이를 제대로 위로한 다음, 다른 방에 입장하게 된다. 여기서는 어린아이가 고통을 느끼는 성인 아바타를 만난다. 성인 아바타는 어린아이처럼 주저앉아 정신적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황에 따라 성인 아바타의 모습은 치료를 받는 환자의 모습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어린아이를 위로한 것처럼 성인 아바타도 똑같이 위로하며, 정신적 고통을 줄이고 최대한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
킹 박사와 킬포드 교수는 자기비판 문제나 우울감으로 고통을 느끼는 학생, 그리고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VR 치료법을 실험했다. 실험 결과, VR을 이용한 우울증 치료법을 거친 뒤, 지기 비판 정도와 우울감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VR과 함께라면 공포증 극복도 이상 無!
VR은 우울증 치료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옥스퍼드대학교 다니엘 프리만(Daniel Freeman) 교수는 공포증 치료에 VR을 사용한다.
환자가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환자가 공포를 느낄 만한 환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환자가 공포를 느끼는 환경에서 조금씩 움직이도록 하면서 서서히 안전한 환경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공포증을 치료한다.
VR로 고소공포증 치료를 받은 환자 주디스 킬링(Judith Keeling)은 "VR 헤드셋을 착용했을 때 등장한 환경이 현실이 아닌 것을 인지했다. 그 덕분에 처음에는 두려움을 느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하고, 치료도 즐기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또, 주디스는 처음에 VR이 고소공포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보다 고소공포증이 줄어든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전했다.
VR을 이용한 정신 질환 치료, 실제 의료 기관에 보급될 수 있을까?
아직 VR을 이용한 우울증과 공포증 치료는 주로 임상 시험 위주로 진행됐으며, 실제 의료기관에서 환자 치료에 활용한 사례는 많지 않다. 갈수록 VR 헤드셋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있다. 그러나 환자를 위한 목적의 VR 구매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현실이 VR 치료법의 접근성 확보에 장애물이 된다.
게다가 치료용 VR이 환자의 민감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아야 한다는 디지털 보안을 둘러싼 복잡한 윤리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규제 기관이 기술 이해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실도 의료 기관에서의 VR 정신 질환 치료법 사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VR 정신 질환 치료법을 일반 의료 기관에 보급하는 과정에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임상 시험 연구의 발전은 VR 치료가 활용될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을 시사한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알버트 스킵 리조(Alber Skip Rizzo) 박사는 "누구나 VR 헤드셋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이다. 따라서 의료 기관에서 VR 헤드셋을 두고 환자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5G의 발전과 함께 의료 기관의 VR 치료법 접근성이 더 나아지리라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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