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와 함께 구글을 비롯한 여러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중단됐다. 그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결국, 화웨이는 자회사인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HONOR)를 선전즈신뉴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Shenzhen Zhixin New Information Technology)에 매각했다.
글로벌 월간지 와이어드는 아너가 매각됨에 따라 언제든지 스마트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와 분리된 후, 미국 기업과의 사업 협상이 가능해진 것이 한 가지 이유이다. 향후, 아너는 어떤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중저가 브랜드를 위협할까?
화웨이와 결별 후, 아너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보일 행보를 아래와 같이 분석했다.
1. 구글과의 협상 재개
아너는 화웨이와 분리된 후,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삼성, 퀄컴 등 여러 기업과 협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등을 위한 중요한 행보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행보가 있다. 바로 안드로이드 OS, 구글 플레이 서비스 등을 사용하기 위해 구글과 손을 잡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폰 사용자를 제외한 전 세계 대다수 스마트폰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한다. 다수 전문가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와 함께 안드로이드 OS,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지원하지 못한 점을 화웨이의 실패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했을 때, 아너가 구글과 손을 잡고 안드로이드 OS를 비롯한 다양한 구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아너가 안드로이듸 OS를 탑재할 가능성이 매우 유력해보인다. 지난달, 러시아의 일부 언론은 이미 아너가 안드로이드 OS를 지원하는 신제품 제작에 돌입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2. 중저가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
그동안 아너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저가 브랜드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또, 구글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게 된 후에도 화웨이와 함께 훌륭한 중저가 제품을 다수 출시해왔다.
그러나 향후 아너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 오포, 원플러스 등 여러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오랜 시간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게다가 지난해, 갤럭시 S20 FE와 구글 픽셀5 등 훌륭한 스펙을 자랑하는 중저가 제품이 출시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소속 애널리스트 겸 부사장 닐 샤(Neil Shah)도 샤오미와 오포, 리얼미 등 여러 브랜드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아너는 화웨이가 지닌 수직적 통합 전략의 이익을 지니지 않아, 공급망 형성과 마케팅 투자를 통한 서양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형성에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아너는 카메라 성능을 내세우면서 반전을 꾀할 수 있다. 과거, 아너는 애플, 삼성도 내놓지 못한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스펙을 자랑하는 카메라가 탑재된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 출시된 제품 중, 가격과 카메라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은 제품은 구글의 픽셀 4A뿐이었다. 또,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보면,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카메라 성능을 자랑하는 제품 간 경쟁은 크게 치열하지 않았다.
3. 샤오미 따라잡기
새 출발을 하는 아너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샤오미가 될 것이다. 샤오미는 훌륭한 최신 기능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그러나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제대로 등장하지 못한 것이 실제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아너는 샤오미가 고객에게 선사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과 함께 소비자를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특히, 연구 및 개발 부문 투자에 중점을 두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을 펼칠 것이다.

4. 노트북 시장 공략하기
과거, 아너는 화웨이의 품 안에 있던 시절, 스마트폰 부문 이외에도 노트북 부문에서 조금씩 소비자의 환심을 얻었다. 지금 당장 화웨이 혹은 아너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에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아너는 화웨이와 함께 노트북 시장에서 화웨이 메이트북 D 14(Huawei MateBook D 14), 아너 매직북 14(Honor MagicBook 14) 등을 내세우며, 제법 우수한 실적을 거두었다.
두 제품 모두 윈도 10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며, 600파운드(약 93만 원) 이하라는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한다. 게다가 우수한 키보드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성능,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함께 한 최고 수준의 성능과 함께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를 고려했을 때, 아너가 스마트폰 이외에도 노트북이나 이어버드와 같은 액세서리를 함께 주요 판매 제품으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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