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 글로벌 기업 간 협업 등 적극적 투자 기대

[CWN 지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부활을 이끌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미국의 인텔에게 내주며 고전했다. 반도체 업황도 좋지 않아 삼성전자의 매출에도 악영향을 줬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15년 만에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적자는 15조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인 대만의 TSMC와 시장 점유율 격차는 57.9%(TSMC) 대 12.4%(삼성전자)로 더 벌어졌다.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야 할 총수 이재용 회장은 그간 사법 리스크로 인해 적극적인 활동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 회장이 지난 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등의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부담을 덜었다. 총수의 불확실성 해소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반등이 기대된다.
이 회장의 첫행보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과 연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지만 이 회장과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올트먼은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저마다 연합체를 구성하기 위해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계 2위 패키징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 TSMC 파운드리 공장 인근에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앰코는 TSMC 공장에서 생산한 애플 칩을 받아 이 공장에서 패키징 작업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신생 파운드리 업체인 라피더스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과 연합해 기술 개발에 나섰다. ASML이 라피더스 공장이 있는 홋카이도 지토세에 기술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만의 파운드리 2위 기업인 UMC도 미국의 인텔과 협업한다. 이에 따라 오는 2027년부터 미국 인텔 단지에서 12나노 공정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적극적인 협업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글로벌 생태계 구축과 인수합병(M&A)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관련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짓고 있는 반도체 5공장에 공사 중단설이 도는 등 경영 불확실성에 시달렸다. 삼성전자는 5공장은 일부 작업이 중단됐을 뿐 예정대로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시 평택캠퍼스에 짓고 있는 4공장은 상반기 중 완공돼 이르면 6월부터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은 연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엔 삼성전자의 역대 미국 최대 규모 투자인 170억 달러(약 22조500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반도체 시장은 업황이 개선되고 있어, 이 회장이 반도체 감산 정책을 수정할지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는 재고정상화를 위해 반도체 감산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수요가 개선된 분야에선 감산 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은 지난해 매 분기 영업손실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4분기에는 영업손실을 줄이며 반등할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4분기에 D램이 흑자전환에 성공해 기대를 모았다. 올해 1분기는 메모리에서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CWN 지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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