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0일(현지 시각), 다수 테크 스타트업의 자금 지원 및 뱅킹 서비스 제공 은행 기관으로 널리 알려진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 SVB)이 붕괴했다.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의 여파로 전 세계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로 그 여파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 테크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아프리카 기업가 사이에서 뱅킹 옵션을 신중하게 점검하기 시작한 추세에 주목했다.
현재 실리콘밸리은행 사태로 아프리카 스타트업과 벤처 캐피털이 얼마나 큰 영향을 받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실사 기업인 캐슬 홀(Castle Hall)의 보고서는 4DX 벤처스(4DX Ventures) 등 아프리카 스타트업 여러 곳이 실리콘밸리은행과 거래하였으나 이번 붕괴 사태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아프리카 스타트업이 조달하는 벤처 캐피털 자금 다수는 미국에 기반을 둔 투자사에 의존한다. 벤처 캐피털은 투자금을 원하는 아프리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미국 은행 계좌에 자금을 예치할 것을 요구해왔다. 특히, 다수 벤처 캐피털이 미국의 여러 금융 기관과 달리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스타트업에 인센티브와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실리콘밸리은행을 추천해왔다.
게다가 실리콘밸리은행은 상당수 은행이 기존 은행 기관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대출 서비스도 제공했다. 토론토 컨설팅 기업 리버사이드 어드바이저리(Riverside Advisory) 애널리스트 디팍 데이브(Deepak Dave)는 대출 서비스 제공을 비롯한 고위험 사업을 다수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은행을 선택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데이브는 “아프리카에는 스타트업 금융을 처리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금융 시스템이 없다. 실리콘밸리은행이 미국에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과 아프리카의 가치 자산 범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라며, “아프리카에는 건전한 체계를 갖춘 은행이 없는 데다가 은행 기관이 제공하는 대출 유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규제 당국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프리카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여파 확산 범위가 매우 넓은 탓에 아직 영향을 받지 않았더라도 재정적으로 추가 안전 장치를 모색하는 추세이다.
일례로, 케냐 건설 스타트업 줌바(Jumba)는 예금 보유 다각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줌바 공동 설립자 카구레 와무뉴(Kagure Wamunyu)는 실리콘밸리은행보다 규모가 더 큰 미국 은행 기관의 계좌를 추가로 개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갈수록 많은 스타트업이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대형 금융 기관의 은행 계좌 여럿을 개설하고 자금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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