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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1부 소미연 기자 |
실제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 4명 중 1명(25.7%)이 경력을 보유한 중고 신입으로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업 10곳 중 7곳(74.6%)이 채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로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을 꼽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공개 채용보다는 수시 또는 상시 채용을 택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채용 기간을 별도로 정하지 않고 수요 발생 시 공고를 내거나 상시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필요 인력을 조달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개 채용은 2019년 39.9%에서 2023년 35.8%로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수시 채용과 상시 채용은 각각 45.6%에서 48.3%, 14.6%에서 15.9%로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공개 채용을 진행해 온 기업 5곳 중 1곳은 올해까지만 채용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채용 방식의 변화를 담은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는 '공채의 종말'이라는 표현을 제목에 실었다. 보고서를 뒷받침하는 조사 내용은 근로자 500인 이상, 매출 1조원 이상의 대기업 중 100곳을 표본으로 추출해 지난해 8월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각 기간의 조사 결과에서 말해주듯 채용 시장은 중고 신입과 경력직이 잠식하고, 그 방식에 있어서도 공개 채용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채용의 공정성과 다양성이 축소되면서 경력이 없는 신입은 갈 곳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청년 실업난은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는 'N포 세대'의 시작점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기업의 고용 확대가 적극 검토돼야 할 때다.
국내 대기업도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까지 8만명 채용 계획을 밝혔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은 집중 채용 기간을 운영해 취업준비생들의 편의를 도왔다. 공개 채용을 폐지하는 대신 예측 가능한 수시 채용으로 신입과 경력직을 일괄 모집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은 주요 그룹 중 유일하게 공개 채용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신입사원 공개 채용 제도를 도입한 이래 지금까지 67년간 제도를 이어오며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인재제일(人材第一)'이 고 이병철 창업회장 시절부터 지켜온 경영철학이다. 올해도 우수 인재 확보, 공정한 기회 제공을 목표로 공개 채용 절차를 개시했다. 상반기 채용은 지난 4월 입사 지원자 대상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쳤고, 5월 면접과 6월 건강검진을 남겨둔 상태다. 하반기 채용은 9월 실시 예정이다.
삼성이 불황 속에서도 공개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이재용 회장의 의지로 알려졌다. 인재와 기술을 경영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 이 회장은 2022년 5월 중장기 발전계획 일환으로 '향후 5년간 8만명 신규 채용'을 약속한 뒤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어김없이 돌아온 삼성의 공개 채용 소식이 취준생에게만 반가울리 없다. 우리 모두 사회 구성원으로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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