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로 "카드 사용액 하락…경제 심리 회복이 중요"
"환율 변동성 커지면 단호하게 완화"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비상계엄사태와 탄핵 정국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올해 경제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정이 빠르게 추가경정 예산안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대해 "수출은 유지되지만 카드 사용액은 생각보다 조금 떨어지고 있고, 소비와 경제 심리가 급격히 떨어졌다"며 경제 침체를 우려했다.
내년 성장률도 "애초 1.9%로 예상했는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0.06%포인트(p)가량 긴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했다.
이 총재는 저성장 우려를 타개하기 위한 처방으로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정도의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추가경정예산안이나 중요한 경제 법안이 여야 합의로 빨리 통과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여야 합의로 할 수 있는 것은 빨리 처리하고 집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때처럼 무조건 재정을 푸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일시적으로 특정 항목을 타깃해서 지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재정이 질적인 것뿐 아니라 양적으로도 팽창할 요인이 있다는 말씀"이라며 "물가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번 결정하면 다시는 못 깎는 지출보다는 일시적으로 타깃할 수 있는 예산 항목으로 경기를 강화하고, 통화정책도 거기에 맞춰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속되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언급하며 "사회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부동산을 부양해 경기를 일으키는 과거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외환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계엄 발표 전과 비교해 30원 정도 올라온 상태"라면서 "정치 프로세스가 안정화되면 경제 펀더멘털과 관련없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와 경제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집행될지 해외 투자자들이 유심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계엄 발표 직구 144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에 대해 언급하며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변동성을 완화시켰다"면서도 "외환보유고가 41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갈 정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은의 11월 외환보유고는 4153억 달러다.
환율의 물가 영향에 대해서는 "1430원 수준을 유지된다고 보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0.05%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본다"면서 "11월 전망에서 내년 물가 상승률로 1.9%를 예상한 만큼 환율이 그대로 이어지면 1.95% 정도로 물가 상승률이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내년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물가와 환율, 경기, 가계부채 등의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며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과 속도 등도 고려해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1월 깜짝 금리 인하 의견에 대해 "시장 소통 실수가 아니다"면서 "포워드가이던스는 데이터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