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대장정 돌입...대정부질문·국감 격돌 예고
![]()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여야 의원들이 국회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CWN 주진 기자] 여야 극한 대치 속에 22대 국회의 개원식이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뒤늦게 열렸다. 지난 5월 말 임기 시작 기준 95일 만으로 ‘87년 체제’ 이후 ‘최장 지각’이다. 현직 대통령이 개원식에 불참한 것 역시 ‘87년 체제’ 후 처음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비정상적 국회 상황에서 개원식에 참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거듭 입장을 내놨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의 선서를 마친 뒤 개원사에서 "뒤늦은 개원식을 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국회법상 의무인 국회의원 선서도 이제야 했다.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헌법이 정부와 법원에 앞서 국회를 먼저 명시한 것은 국회의 특별한 권한과 책임 때문일 것"이라며 입법·사법·행정의 "삼권(三權)은 어느 하나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면 분립(分立)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정운영 성과를 낼 수 없다. 국회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개원식에 불참하고 야당 강행 처리 법안들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 메시지로 읽혔다.
우 의장은 의대 증원 갈등에 따른 의료 현장 혼란을 두고 "정부와 여야 정당, 의료 관계인, 환자·피해자가 한자리에 모여 작심하고 해법을 찾아보자"고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거듭 제안했다.
우 의장은 또 "개헌의 폭과 적용 시기는 열어놓되 개헌 국민투표는 늦어도 내후년 지방선거까지는 하자"며 "대통령에게도 다시 한번 '개헌 대화'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개혁, 특히 선거제도 개혁도 지금 해야 한다"면서 "다원적 정당 체제로 양극 정치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자"고 호소했다.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우 의장은 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도 "21대 국회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 여야는 보험료율 인상 폭에 사실상 합의했다"며 "어렵게 만든 결과를 원점으로 돌리지 말고 기왕에 합의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22대 국회를 '기후 국회'로 만들자"면서 조속히 국회 기후특위를 설치하고, 관련 법안 심사권과 예·결산 심의권을 특위에 부여해 실질적 변화를 이끌 위원회로 만들자고 밝혔다.
정기국회는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4~5일에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9∼12일에는 대정부 질문이 예정돼있다. 다음 달 7일부터 25일까지는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그러나 12월 10일까지 이어질 정기국회는 그야말로 ‘지뢰밭’이다.
당장 26일 본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방송4법', '노란봉투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에 대한 재표결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여야간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또 야당이 벼르고 있는 2특검(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 4국정조사(해병대원 순직 은폐 의혹·서울 양평 고속도로 특혜·방송 장악·동해 유전 개발 의혹)도 ‘정국 뇌관’이다. 아울러 야당들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집권3년차 윤석열정부의 실정도 제대로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밖에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 장기화 문제, 야당이 제기한 '계엄 준비 의혹',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1심 선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 등도 여야 협치를 어렵게 할 요소로 꼽힌다.
CWN 주진 기자
jj72@cwn.kr
[저작권자ⓒ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