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文 믿고 우리 괴롭힌 애한테 다시 점령?"
윤상현 “한동훈 지금은 자숙·성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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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CWN 주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 주도권을 둘러싸고 계파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 내부에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과 ‘한동훈 원톱체제’를 총선 참패 요인으로 꼽으며 ‘한동훈 책임론’이 다시 점화되자 ‘친한계’ 인사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비대위에서 각각 사무총장과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던 장동혁·김형동 의원이 최측근으로 꼽힌다. 한 전 위원장이 중용했던 인사들이 22대 국회에 대거 진출한 만큼 이들이 중심이 돼 전위 부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전체 의석의 40%를 차지하는 초선 당선인 44명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전 위원장도 정부의 '해외직구 금지'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등 사실상 당 대표 출마 신호탄을 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전 위원장은 가까운 인사들로부터 정치 행보를 재개할 시점과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해 5선의 나경원 당선인(서울 동작을)·윤상현 의원, 4선 안철수 의원·유승민 전 의원, 3선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나경원 당선인은 22일 SBS 라디오에 나와 "전당대회 시기가 결정되면 (당 대표) 출마를 고민하겠다"며 "'누가 당 대표를 하는 게 우리 당에 도움이 될까'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다', '성과를 낼 수 있다'라는 확신이 들면 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우리가 가야 할 혁신 보수의 어떤 생활 양식 아니면 방식이 뭔가라는 것을 하나의 대장전으로 제시해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보수혁신 대장정) 세미나를 하고 있다”면서 한두 달 안에 ‘혁신 보수의 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한동훈 전대 등판론’에 대해서도 “우리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강조하면서 “지금은 자숙과 성찰의 시간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여기에 여권 대권 잠룡인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당과 정부에 쓴소리를 내며 신경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가 지난 30여 년간 이 당을 지키고 살려온 사람인데 탈당 운운은 가당치 않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당이 한번 점령당했으면 그만두어야지 문재인 믿고 우리를 그렇게 못살게 괴롭힌 어린애에게 또다시 점령당하란 말인가”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당 일각에선 한동훈 때리기가 거세질 수록 한 전 위원장의 존재감을 키워줄 뿐, 오히려 등판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한 편으론 한 전 위원장이 대권 도전을 목표로 한다면 당권 도전은 무리한 해석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유상범 비대위원은 지난 21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당 대표는 (차기 대선에 나가고자 한다면) 2026년 지방선거에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한 전 위원장이 대권을 목표로 한다면 (전당대회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CWN 주진 기자
jj7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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