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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사실상 연임을 포기한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이사회가 현실적으로 연임에 대해 불가 결정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다수 이사는 조 행장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참석 사외이사 7인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 위원을 겸하고 있어, 모두 은행장 후보 심사와 선정권이 있다.
이들은 조 행장의 연임에 대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최근 조 행장이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된 점을 꼽을 것으로 전해졌다.
조 행장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수백억원대 부당대출 사건을 알면서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는 물론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조 행장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압수수색 영장에는 조병규 은행장에 대해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검찰의 칼끝이 조 행장은 물론 임종룡 회장까지 겨누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이날 모인 우리금융 이사진은 조병규 행장의 피의자 신분 전환이 자칫 은행장 선출은 물론 향후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선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조 행장의 연임에 대해 사실상 이사진의 불가 결정이 알려지면서, 향후 조 행정의 거취 문제와 함께 차기 행장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은행장은 차기 금융지주 회장 후보 1순위로 꼽힌다는 점에서 조병규 은행장이 사실상 연임이 물 건너가면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할 것"이라며 "우리금융은 이런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서라도 차기 은행장 선출에 깊은 고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규 은행장의 임기는 다음 달 31일까지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윤곽은 다음 주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업체 등에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검찰은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70~80억원 상당의 추가 불법 대출 혐의를 포착했다.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임모 우리은행 전 본부장과 성모 전 부행장은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이 밖에 우리은행에서 올해 발생한 금융사고는 지난 6월 경남 지역 영업점의 100억원대 횡령 사고, 9월 외부인이 제출한 허위 서류로 인한 56억원 규모 금융사고에 이어 지난 15일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25억원 규모 사기 혐의 금융사고 등 모두 네 건이다.
한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사실상 연임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면서, 일각에서는 자진하차 가능성까지 나온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직 은행장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우리은행은 물론 우리금융지주도 적지 않은 부담이 있는 만큼 조 행장이 스스로 물러날 것"이란 관측까지 솔솔 나오고 있다.
CWN 배태호 기자
bt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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