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중 CTO "국가기간산업, 신사업 이해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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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성장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이제중 부회장이 지난해 9월 23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50년 동안 피와 땀으로 일궈 온 회사를 지키고 싶다"며 "모든 임직원들은 현 경영진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심각한 환경오염 및 적자 등에 시달리며 실패한 기업 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고려아연은 미래가 없다."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들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에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해 △TD기술본부장 △제련기술본부장 △제련소장 △생산지원본부장 △생산1본부장 △생산2본부장 △생산3본부장 △엔지니어링본부장 △안전환경본부장 △설비지원본부장 △기술연구소장 △개발1담당 △개발2담당 △KZ그린텍 대표 등 기술진 간부 15명이 16일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하며 적대적 M&A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피력한 것이다.
기술진 일동은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 올 수 있었던 데 대해 "하나의 원팀으로 함께 만들어온 노력의 결과물"로 설명하며 "회사의 미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윤범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과 임직원이 함께 원팀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 경영진과 함께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셈이다.
앞서 고려아연 기술진은 MBK와 영풍이 기습적인 적대적 M&A를 발표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기술인력들,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현 경영진과 함께 할 것"이라며 "MBK파트너스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술진이 다시 한번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은 오는 23일 고려아연의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어서다. 이날 표대결이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1위의 기반이 되는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제련기술과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대변되는 미래신성장 동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두 집단의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회사는 물론 주주들의 이익도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게 기술진들의 판단이다.
고려아연 측은 "그간 MBK와 영풍 측이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 드러내 왔던 고려아연 사업과 기술, 신성장 동력에 대한 무지와 무능, 그리고 오만한 모습들을 지켜보며 이들과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는 것이 핵심 기술진들의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술진은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와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 수소, 자원 재활용 등의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대해 지속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 신사업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대해 지속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에 대한 비전이나 계획 역시 전혀 없다는 점을 절실히 느껴 왔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MBK와 영풍은 탄탄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고려아연을 뺏고 싶다는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이들의 적대적 M&A가 혹여라도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이 그간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신사업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 뻔하며, 이는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MBK 측이 고려아연 현 임직원에 대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이 부회장은 "무능한 경영진과 함께 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오직 단기 수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투기적 사모펀드다운 발상으로, 돈만 많이 주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에 모멸감마저 느낀다"고 일축했다. 이어 "국가기간산업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이해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경영을 논할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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