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기관 제재 또는 불완전 판매 등 사회적 물의 야기 기업 등급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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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외경. 사진=CWN DB |
금융감독원이 올해부터 내부통제체계의 실질적인 작동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 평가에 나선 가운데, 평가 대상 증권사 전부가 미흡하거나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 대상에는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이 이름을 올렸는데, 이들 모두 보통보다 낮은 평가를 받아 금융소비자 보호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21년3월 금소법 시행 직후에는 기본적인 내부통제체계 마련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는데, 올해부터는 기본적인 내부통제체계 마련뿐만 아니라 실질적 작동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 제도를 개선했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매년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계량과 비계량 부문 8개 항목을 평가해 5단계(우수-양호-보통-미흡-취약)로 등급을 부여하는 평가다.
실태평가는 2년 주기로 이뤄지는데 올해는 전체 74개 금융사 중 은행 6곳, 생명보험 5곳, 증권사 3곳, 카드사 2곳, 캐피탈사 2곳, 저축은행 3곳 등 모두 26개사가 평가가 이뤄졌다.
이번 평가 결과 우수를 받은 금융사는 전무했고, 양호를 받은 금융사는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현대캐피탈 등 세 곳이었다.
이들 업체는 상품개발 시 소비자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민원 모니터링 체계를 내실있게 운영하면서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또 부산은행과 동양생명, 한화손보, 하나카드, 페퍼저축은행 등 14곳은 보통 평가를 받았다.
2024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종합등급에서 미흡을 받은 은행은 △경남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IM뱅크 등 네 곳이었다.
또 증권사 중에는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여전업권에서는 △신한카드도 '미흡' 평가를 받았다.
가장 낮은 등급인 '취약' 평가를 받은 금융사는 △유안타증권 △메리츠캐피탈 등 두 곳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제재 또는 불완전 판매 등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9개사는 1단계 하향 조정돼 '미흡' 이하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올해 평가 대상 증권사 세 곳 모두가 '보통' 평가도 받지 못해 소비자보호 대책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 리크스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엄주성 대표이사 사장을 구원투수로 세운 바 있다.
엄 사장은 취임 직후 전사 리스크관리 TF(태스크포스)를 팀으로 승격하고, 감사운영본부에 감사기획팀을 신설해 현업-리스크-감사 부문 3중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여기에 자회사 리스크와 내부통제 통합관리를 위한 그룹위험 관리팀도 신설하며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힘썼다.
하지만, 이런 엄 사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감원 평가에서 등급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내부통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올해 초 취임한 김성환 사장의 주요 과제 중 하나 역시 하락한 고객 신뢰 회복과 리스크 관리로 꼽혔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취임식에서 중점 추진 전략으로 △선진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구축 및 영업지원 강화 △전 사업 부문 글로벌화 △고객과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화 등을 강조했지만, 금감원 평가에서는 지난 평가보다 오히려 한 등급 낮은 평가를 받으며 체면을 구겼다.
여기에 지난 4월 궈미쩡 전 대표이사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뤄즈펑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 유안타증권은 지난 2021년 평가 당시 보통 등급보다 두 단계나 추락하며 최하 등급인 '미흡'을 받았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022년 공모주 청약 전산 장애와 관련해 대량의 민원이 발생하고, 처리가 지연되면서 이번 금감원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평가에서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 부문에 대해서는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해 사후관리 해 나갈 계획"이라며 "종합등급이 '미흡' 이하인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피드백 절차를 통해 개선·보완할 사항을 안내해 전사적인 개선 노력을 독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필요시 (미흡 평가를 받은 금융사에 대해서는) 경영진 면담도 실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CWN 배태호 기자
bt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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