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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사회부 정수희 기자 |
지난 19일 동대문구의회 제328회 임시회를 주재한 정성영 부의장이 거듭 강조한 말이다.
이날 정 부의장은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이태인 의장을 대신해 개회사에 나섰다. 그리고는 "동대문구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한 제언을 하겠다"며 작심한 듯 집행부에 쓴소리를 전했다.
그는 "구에서는 꽃의 도시, 탄소중립 도시, 스마트 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구민의 뜻 먼저 헤아리고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현재 수많은 구민이 교통난을 호소하고 있다. 구민이 원하는 민원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질적으로 구민이 체감하는 현안에 귀 기울이지 않는 듯한 행보에 답답한 속내를 드러낸 모양새다.
정 부의장의 이 같은 지적의 연장선에서 이날 기자의 시선을 끈 것이 있다. 집행부에서 제출한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 메트로폴과의 우호교류 체결 동의안'이다.
프랑스 그르노블은 지난 2022년 EU에서 녹색도시로 선정한 친환경 도시로 알려졌다.
앞서 동대문구는 탄소중립 해외 선진도시와의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해 10월 그르노블 대표단을 맞이하고 올해는 우호교류 협약 체결을 위해 그르노블을 방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이필형 구청장을 단장으로 구 대표단은 작년 11월 스페인, 덴마크, 이탈리아로 9박 11일간 출장을 다녀왔다. 해외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한다는 명목으로 이 구청장은 올 초 미국 CES 방문에 이어 지난달 6박 8일간 또다시 미국을 찾기도 했다.
구 누리집 '구청장에게바란다'에는 구민들의 각종 민원만큼이나 구청장의 잦은 해외출장을 나무라는 글이 수두룩하다.
구정질문이 있던 지난달 제327회 임시회에선 이태인 의장이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는 구청장을 향해 "미리 공지된 회기에 행정 공백이 생긴다는 건 가벼이 넘길 사항은 아닌 듯하다"며 "사전에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국외출장을 계획하는 것은 의회와 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의회와 구청이 구정 전반에 관해 묻고 답함으로써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를 등한시한 데 따른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보다 앞서 제326회 임시회에서 손세영 행정기획위원장은 '동대문구 스마트 도시 비전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5분 자유발언에 나서 "구의 스마트 도시 조성 활성화 정책이 성의 없는 맹탕 정책으로 구청장의 해외순방 명분 만들기용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맹비난했다.
반복되는 상황을 구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득실은 어디로 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CWN 정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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