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공급 과잉 우려는 기우…"내년에도 수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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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뉴시스 |
[CWN 소미연 기자]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된 효과다. D램 부문에선 HBM(고대역폭메모리)이, 낸드플래시 부문에선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24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 순이익 5조7534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매출은 1분기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까지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분기(16조4233억원)보다 1조원 이상 넘어섰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 기록을 크게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 측은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D램 및 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10%대 중반 올라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역대급 실적의 1등 공신은 HBM이다.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망도 밝다.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급 과잉 우려를 일축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현 시점에서 AI 반도체나 HBM 수요 둔화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HBM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 난도가 더 증가하고 있고 수율 로스, 고객 인증 요인을 고려하면 오히려 메모리 업계가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게 쉽지 않아 내년에도 공급보다 수요가 강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실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는 뚜렷해지고 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 여기에 AI 서버용 메모리 대비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AI 메모리가 출시되면서 내년부터는 수급 밸런스가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세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치중하는 전략을 지속해 가기로 했다. 특히 HBM의 경우 기존 HBM3에서 HBM3E 8단으로 빠른 전환을 지속하고,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용량 eSSD의 라인업 확대를 통해 판매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재 HBM3E 8단 제품은 엔비디아 B100, B200 모델에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 출하를 앞둔 HBM3E 12단은 B300 등 상위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12단 제품이 내년 상반기 중 8단 물량을 넘어서고, 하반기부터는 대부분의 물량이 HBM3E 12단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현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 실적 달성을 통해 글로벌 No.1 AI 메모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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