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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성, 손예진 배우가 주연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영화 스틸컷. 사진=싸이더스 |
앞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비용도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흥국화재가 업계 최초로 해당 상품을 개발해 내년부터 선보인다.
흥국화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비용을 보장하는 '치매 신약치료비 보장 특약'을 개발해 9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협회 신상품심의원회가 새로운 보험 상품(약정)에 대해 진보성과 유용성, 노력 정도 등에 따라 3개월에서 1년까지 새 보험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부여하는 한시적인 독점 판매 권한이다.
흥국화재가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은 특약은 '표적치매약물허가치료비(최경증치매·경증알츠하이머치매)(갱신형_5년)' 이다.
치매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혁신 신약 치료비 보장 특약은 국내 보험업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흥국화재는 내년 1월 이 특약을 신상품으로 출시 할 예정이다.
타 보험사는 해당 상품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배타적 사용권 기간인 9개월간은 이와 비슷한 특약 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
이 특약은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혁신 치료제 '레켐비' 같은 약제를 보장한다.
보험금 지급 조건은 △최경증 치매(CDR 0.5점)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고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일정수준 축적이 확인된 경우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고 치료제를 7회 이상 투여하면,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1000만원까지 치료비를 지급한다.
또한, 이 특약은 레켐비 외에도 추후 개발될 동일한 효과의 약제들에 대해서도 전부 보험금 지급을 보장한다.
'에자이(Eisai)'가 개발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근본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치매 치료제가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그쳤던 것과 달리, 레켐비는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약제로 평가된다. 특히 최경증 치매(CDR 0.5점) 상태 단계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흥국화재는 에자이의 신약 개발 소식을 확인한 뒤 이에 맞춰 특약 상품 개발을 진행했다. 이후 에자시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 시점에 맞춰 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를 기대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약제를 보험을 통해 보장함으로써 고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특히 최경증 치매(CDR 0.5점) 상태에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은 이번 상품이 업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치매로 불려지는 알츠하이머는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기억력 감퇴, 인지 능력 저하, 언어 장애 등을 유발한다. 알츠하이머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도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혈증, 비만, 흡연, 음주 등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 등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의학계는 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31만6000명 수준이었던 국내 알츠하이머에 의한 치매 환자 숫자는 2019년 49만5000여명으로 늘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오는 2039년 200만명,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는 수년에 거쳐 서서히 진행되는 특징이 있는 만큼 기억 장애가 생기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할수록 병의 진행을 늦추는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에자이사가 개발한 레켐비는 국제 임상 연구 결과 투약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인 68%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제거 효과를 본것으로 나타났다. 또, 진행 속도 역시 2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 허가했다. 이에 지난 달부터 국내에 공식 출시됐고, 이달 중순부터 서울아산병원이 레켐비 처방을 시작했다.
CWN 배태호 기자
bt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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