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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범 산업 2부 기자 |
우리나라도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이끌만한 캐릭터 창출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 꼬마 펭귄 캐릭터인 '뽀로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는 지난해 1176억원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상품에 한정된 성과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캐릭터 시장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IP시장 규모는 2020년 13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4.4% 성장했다.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16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대형 유통 기업들도 다양한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홈쇼핑 사내 벤처를 통해 탄생한 ‘벨리곰’ 캐릭터 사업은 최근 롯데 그룹 차원으로 확대됐다. 콘텐츠 사업을 강조하는 그룹 분위기가 캐릭터 사업에 주력하는 분위기를 정착시킨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태국·일본·대만 기업과 자체 캐릭터 벨리곰 IP 사업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본격 진출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특히 벨리곰 캐릭터는 2022년 이후 브랜드 협업과 굿즈 판매 등으로 누적 매출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규모 사내 벤처로 시작된 캐릭터 사업이 소위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개발한 하얀 곰 캐릭터 ‘푸빌라’를 활용해 앱 내 ‘푸빌라 게임랜드’관을 선보였다. 푸빌라를 통해 고객들의 앱 체류 시간을 늘리고 매출 증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과 게임을 융합한 것은 신세계만의 독창성이 발휘된 시도라 할 수 있다.
GS25는 ‘무무씨’ 캐릭터를 통해 출시 이후 1년간 16억원을 벌어들였고 현재 2만 여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흰디’ 캐릭터를 BGF리테일의 젤리 상품과 컬래버해 외부 유통채널에서 판매한다.
이같은 유통 기업들의 캐릭터 사업 시도는 여력이 충분치 않았던 국내 캐릭터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국내 캐릭터 사업은 자금력 있는 기업들 대신 영세한 업체들이 시도해 사업 진출 분야가 한정적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자금 여력이 충분한 만큼 자사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하고 로열티를 받으려는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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