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1500원 웃돌 것".. 우울한 전망도
▲ 국민은행에 설치된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심각하게 화면을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
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480원을 넘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무용지물인 형국이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새해 한국 경제 상황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시22분 기준 1485.60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09년3월16일 당시 1488.0원 이후 15년9개월 만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7원 뛴 1467.5원으로 개장해 계속해서 오름세를 그리고 있다.
오전 중 148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이 다소 완만해지면서 오후 들어 1479.00원(오후 1시13분 기준) 수준으로 낮아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내년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키고, 이에 대해 국회에서 야당 중심으로 탄핵이 추진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환율 쇼크에 이어 국내 증시 역시 1% 넘게 급락하면서 국내 금융 상황을 둘러싼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오후 1시25분 기준 코스피는 2397.32로 2400을 밑돌고 있다. 이는 전장보다 32.35(1.33%) 빠진 수준이다.
코스피 2400선이 무너진 건 약 일주일만이다.
정부는 최근 환율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다음달부터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부담으로 발행하는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근 채권(원화 외평채) 발행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원화 외평채는 지난 2003년 이후 발행하지 않았지만, 외평기금의 원화 재원을 저금리·단기로 조달해 외평기금의 탄력적 운용과 수지 개선을 위해 다시 도입됐다.
원화 외평채의 총 발행한도는 20조원이다. 기획재정부는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 시장참가자 등과 협의를 통해 2025년도 원화 외평채 발행계획을 마련했다.
발행 초기에는 초기 시장형성 필요성, 상반기 중 국고채 및 통안증권의 발행량 집중 등을 감안해 1분기는 연간 발행량의 12~15%, 상반기에는 40~45%를 발행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원화 외평채 발행량은 추후 채권 및 외환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화 외평채 도입을 통해 연간 약 1000억원 내외의 이자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이를 통해 국가재정 부담에 기여하고, 외평기금이 외환시장 변동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달러(외화)와 원화 자산으로 구성된 외국환평형기금은 원·달러 환율 급등 시 달러를 팔고, 급락 시 원화 자산으로 달러를 사들여 외환시장 안정성 유지를 돕는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주 발표한 '외환 수급 개선방안'(12.20)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외국인의 증권투자 및 직접투자(FDI)를 촉진할 수 있는 투자 인프라 개선방안도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또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14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실시하는 등 지난 4일 이후로 이날까지 총 33조6000억원의 단기유동성을 공급하였으며, 앞으로도 시장 불안 시 즉각 추가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한국경제설명회(IR) 개최(기재부), 여전사 CEO·외국계 금융회사 CEO 간담회(금감원, 1월중) 등을 통해 우리경제 펀더멘털과 정부 대응 노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또 밸류업 세제 인센티브 추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등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CWN 배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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