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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선 칼럼] 자살공화국에서 생명공동체로 — 제주에서 다시 외치는 종교의 책임

김병묵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7 13: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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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한 번 잃으면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입니다.”

이 문장은 2019년 한국의 7대 종단 종교인들이 함께 발표한 ‘생명 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문’에 담긴 구절입니다. 선언 이후 자살예방 포럼과 캠페인이 이어졌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OECD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 청소년과 청년층의 자살, 돌봄이 부재한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우리 사회가 ‘살기 힘든 사회’가 되었음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종교인연대와 한국생명운동연대는 오는 7월 30일, 제주 서귀포 법화사에서 생명존중, 상생 평화 세미나를 개최하고, ‘생명 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1,000인 선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선언은 단지 형식적 의례를 넘어, 우리 사회가 생명존중 문화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다짐이며, 세속화와 분열 속에서 본령을 상실한 종교가 다시 ‘생명과 평화의 신앙’을 회복하고자 하는 사회적 고백이기도 합니다.

제주는 생명과 평화의 섬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76년 전 4·3사건이라는 국가폭력의 비극을 경험한 곳이기도 합니다. 3만여 명에 이르는 무고한 희생자들의 죽음, 억울함, 침묵은 오늘날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는 수많은 현대인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죽음을 기억하는 땅에서 생명을 외친다는 것, 그 자체가 이 세미나와 선언의 상징성을 말해줍니다.

종교는 원래부터 생명과 평화를 위한 가르침이었습니다. 기독교는 “너는 살인하지 말라”라고 명확히 명령하며, 불교는 자비와 불살생을 통해 생명을 가장 고귀한 가치로 봅니다. 천주교는 인간 생명을 하느님의 선물로 여기며, 유교의 효(孝), 천도교의 인내천, 원불교도 생명이 존귀한 존재임을 강조하고 이슬람의 자카트, 힌두교의 아힘사(비폭력)도 모두 생명존중을 근간으로 합니다.

이처럼 종교는 각기 다른 전통과 언어를 가지고 있지만, 생명은 어떤 경계도 초월하는 공동의 가치입니다. 종교는 경쟁과 효율 중심의 구조에 익숙해진 사회에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과연 우리는 생명을 진정 소중히 여기고 있는가?”, “죽음의 사회에서 어떻게 살릴 수 있는가?”

자살은 개인의 선택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회적 타살’일 수 있습니다. 외로움, 실직, 학대, 차별, 좌절, 공동체의 붕괴 속에서 사람은 서서히 생의 의지를 잃어갑니다. 그리고 끝내 문득, 스스로를 끊습니다. 그때 종교는 어디에 있었는가?라는 물음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오늘의 종교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종교다움’을 회복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상처로 병들고 있을 때, 종교는 약이 되어야 합니다. 치유의 말씀이 되어야 합니다. 그 말씀은 예배당과 법당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골목과 마을로 나아가야 합니다.

7월 30일 제주에서 열리는 생명평화 세미나는 그 실천의 시작입니다.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천인 선언은 단지 선언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이는 자살 없는 공동체를 위한 종교 간 연대의 약속이며, 이후에도 포럼, 교육, 지역 협력체계를 만들어가는 생명 거버넌스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천주교 사제인 한스 큉은 말했습니다. “종교 간 평화 없이는 세계 평화도 없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 한 문장을 더 보탤 수 있어야 합니다. “종교 간 생명 연대 없이는, 자살 없는 사회도 없다.”

제주는 시작입니다. 그 울림이 한국 사회를 넘어 생명과 평화의 나비효과로 확산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김대선 논설위원

한국종교인연대(URI-K) 상임대표

한국생명운동연대 공동대표

생명존중 시민회의 상임대표

원불교 다문화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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