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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B금융그룹 |
올 한 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는 작년보다 5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한국 전체 가계 총금융자산의 58.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 '초고자산가'는 사상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했는데, 이들의 금융자산이 한국 부자 금융자산 44.8%를 차지했다.
22일 KB금융그룹이 발표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 부자는 46만1000명으로 지난해(45만6000명)보다 5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총인구와 비교하면 지난해(0.89%)보다 0.01%포인트(p) 늘어난 0.90%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금융자산 10~100억원 미만의 '자산가'는 42만1800명으로 1년 전보다 5900명 늘었다.
반면 100~300억원 미만 '고자산가'는 3만1700명에서 2만9100명으로 2600명 감소했다.
이와 함께 금융자산이 300억원을 넘는 '초고자산가'는 지난해 8600명에서 올해 1500명 늘며 1만100명으로 사상 처음 1만명 시대를 열었다.
고자산가는 줄고, 자산가와 초고자산가가 증가한 것은 주식 가치 상승 등으로 일부 고자산가가 초고자산가로 편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일부는 부동산 저점 매수 등에 유동성이 줄고 금융자산이 감소해 자산가 그룹으로 재분류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가와 고자산가, 초고자산가가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는 각각 1068조원, 491조원, 1267조원으로 추산됐는데, 이는 한국 전체 가계의 총금융자산인 4822조원의 각각 22.2%, 10.2%, 26.3%에 해당한다.
특히 1만명을 돌파한 초고자산가가 지닌 금융자산은 전년 대비 139조원 늘어 한국 부자 금융자산 중 44.8%를 차지했다.
부자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지난해 60억2000만원에서 올해 61억30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늘었는데, 자산가는 1인당 평균 25억3000만원, 고자산가와 초고자산가는 각각 168억9000만원, 1252억8000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부자가 살고 있는 지역을 보면 전체 45.3%인 20만9000명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경기 22.1%(10만2000명, 부산 6.3%(2만9000명), 대구 4.2%(!만9000명), 인천 3.1%(1만4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한국 부자 70.4%가 집중됐고, 인천 제외 5대 광역시에 15.7%, 경기 제외 기타 지방에 13.9%의 부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전국에서 늘어난 부자 중 2400명이 서울(1500명)을 포함한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었다. 서울 내에서는 전통적인 부촌인 서초, 강남,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45.5%가 집중되어 있고, 그 외 '강북' 지역에 34.5%, 강남 3구 제외 강남 지역에 20.0%가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부동산자산은 280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2543조)보다 10.2% 증가한 수준인데, 2022년 대비 7.7% 상승한 2023년보다 증가 폭은 커졌다.
부동산자산 규모가 확대된 배경에는 금리상승으로 하락한 자산가치가 일부 반등했고, 부자 중 일부는 부동산가격 하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인식해 투자를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 부자의 총자산 포트폴리오는 부동산자산 55.4%, 금융자산 38.9%로 구성됐다. 전체 가계 총자산포트폴리오가 부동산 78.6%, 금융자산 16.8%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이 전체 가계 대비 2.3배 높은 수준이다.
주가 상승 랠리로 인한 투자 실적 호조로 지난 1년간 금융투자에서 수익을 경험한 부자는 32.2%로 손실 경험(8.6%) 부자의 네 배에 달했다. 아울러 기타자산의 경우 2024년까지 이어진 금값 고공행진으로 30.8%는 금과 보석 투자 수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2025년 투자 기조는 '현상유지'로, 주식과 예적금 투자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2025년 금융자산 투자 시 '현재 투자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나 전반적인 관망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부적으로는 주식 63.0%, 예적금 73.0%, 펀드 87.0%, 만기환급형 보험 94.5%가 현상유지 답변으로 나왔다.
또 주식과 예적금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투자금액을 늘리겠다'(주식 15.3%, 예적금 11.0%)는 의견과 '투자금액을 줄이겠다'(주식 21.8%, 예적금 16.0%)는 의견 모두 높게 나타났다.
올해로 발간 14년 차를 맞는 '2024 한국 부자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국형 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개인심층인터뷰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한국 부자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올해 보고서는 ①한국 부자 현황 ②한국 부자의 투자 행태 ③한국 부자의 미래 투자 전략 ④한국 부자의 부의 생애 ⑤한국 부자의 부의 이전 ⑥한국 부자의 대체투자자산 전망 ⑦한국 부자의 디지털 자산관리(웰스테크)의 총 일곱 부분으로 구성됐다.
지난 7월31일부터 9월6일까지 한국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개인심층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부자들의 금융 투자처가 대체 자산의 영역까지 다각화되었고 기술과 인간의 개입이 결합된 전문적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높은 기대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 부자가 부를 축적해 온 길을 다양하게 조망한 이번 보고서가 온 국민의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금융 상품·서비스 모델 개발 등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WN 배태호 기자
bt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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