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서 꿈 이루고 챔피언 향해 구슬땀
"오네레이싱팀과 챔피언 꿈 이루고 싶어"
[CWN 윤여찬 기자] "부아앙~" 한 고등학생이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친구들과 에버랜드에 놀러왔다가 자신만 서킷으로 향했다. 서킷엔 레이싱카 한 대가 우렁찬 배기음을 뿜으며 질주하고 있었다. 친구들이 놀이공원에서 나올 때까지 몇 시간 동안 하염없이 서킷만 바라봤다.
"그 때 다짐했어요. 내 꿈은 카레이서라고. 친구들이 에버랜드에서 다 놀고 나올 때까지 도대체 몇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나중에 알고 보니 서킷을 돌던 사람은 황진우 선수였어요."
14년차 카레이서 오한솔(36.오네레이싱팀)이 17년 전을 회상하다 울컥한다. 당시 머리를 멍하게 만들었던 황진우 선수와 지금 경쟁 중이다. 오한솔은 지난 2022시즌 준피티드 레이싱팀 소속으로 처음 슈퍼 6000 클래스에 출전하면서 세상을 다 가진듯 뿌듯했다. 그리고 다시 두 번째 다짐을 했다. 반드시 챔피언이 될 거라고.
카레이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한솔은 아주자동차대학에 입학했다. 레이싱 특화 교육에다 학교 내에는 작지만 자동차경주 서킷까지 갖추고 있다. 게다가 아주자동차대학엔 1세대 실력파 카레이서 박정용 씨가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교육 내용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덕분에 학교 이름을 달고 출전하는 자동차경주에 출전할 기회까지 잡았다. 교내에서 1등으로 뽑혀 당시 넥센스피드레이싱 대회의 가장 높은 배기량 클래스에 출전하게 됐다.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0.1초라도 더 빨라진다면 어떤 훈련이든 마다하지 않았죠. 다른 선수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카트를 탔더라구요. 늦었지만 저도 카트 스쿨을 찾아가 대회 출전과 병행 훈련을 했죠. 덕분에 빠르게 프로 드라이버가 될 수 있었어요."
대학을 졸업한 오한솔은 E-레인·서한퍼플·준피티드 레이싱팀을 거쳐 작년부터는 오네레이싱팀 소속으로 '2024 오네 슈퍼레이스'에서 맹활약 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빠르다는 6.2리터급 괴물차로 최고배기량 클래스 슈퍼 6000에서 '총알탄 사나이' 19명과 스피드 대결 중이다. 올시즌 3경기를 남겨둔 13일 현재 종합순위 중위권을 달리고 있지만 점수차가 근소해 종합순위 상위권 도약도 가능하다. 물론 슈퍼 6000 클래스 4년차가 되는 내년 시즌의 목표는 챔피언이다.
팀에서도 적극 지원 중이다. 오네 슈퍼레이스라는 성공적 대회를 만들어 온 CJ대한통운이 직접 운영하는 오네레이싱이기 때문에 책임감도 크다. 1년 365일 24시간 챔피언을 향한 마인드 컨트롤과 훈련에 매진 중이다. 인생 첫 번째 목표였던 드라이버 되기에 이어 두 번째 목표인 챔피언을 위해서다. 올시즌 가장 좋았던 기록은 지난 5라운드에서의 3위 시상대 진입이었다. 생애 첫 포디움에 오르며 뛸듯 기뻤지만 만족하기엔 이르다.
"다양한 훈련 방법이 도입된 덕분에 열심히 땀 흘리고 있어요. 순발력 발달 훈련이나 동체 시력 증진 훈련은 경기에 도움이 많이 돼요. 한 경기 뛰면 몸무게 2kg 정도가 빠질 정도니 온 몸의 근력 운동도 기본이구요."
경주차와 자동차 매커니즘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과거엔 기계적 경주차였다면 지금은 전자 장비가 10배는 더 적용된 차량 시스템이라 주행 중 어느 부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바로 바로 미캐닉들에게 알려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국내 최고의 드라이버가 되기 위한 조건을 명확히 하고 훈련과 공부에 집중하는 셈이다.
오한솔에게 챔피언이 돼야 할 이유는 또 있다. 4살배기 아들과의 약속이다. 프로 카레이서라는 아빠의 직업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CWN 윤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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