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는 브레인집단 활용…위기극복 나서려면 상황파악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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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열 산업1부장. |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다시 세계최강국 미국과 신흥강자 중국이 글로벌 무역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대립각을 폈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의 화약고로 부르는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다시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그야말로 혼돈의 시간인 셈이다. 유럽부터 북미지역, 그리고 아시아와 중동에 이르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시시각각 변수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쌓여가는 대외변수들 앞에서 국내 기업들은 그야말로 혼란스러운 반응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대외변수로 인해 기업들이 치밀하게 준비해왔던 전략들과 비전사업들이 줄줄이 밀리거나 폐지되는가 하면, 주력사업부문이 타격을 받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기업경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대외변수들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대외변수들이 현재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미·중 간 무역갈등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최대 수출품목이던 반도체산업이 최근 2년간 곤두박질 쳤다. 당시만해도 반도체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았지만, 정착 무역갈등이 본격화되자, 관련산업을 중심으로 다른 산업들까지 큰 영향을 받았다.
문제는 지금 이시간에도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기업들이 본질적인 갖고 있는 지정학전 변수 외에 러시아·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유럽연합의 대응책, 그리고 이로 인한 러시아 사업철수, 미·중 간 무역갈등으로 인한 수출제재조치와 환율, 중동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등 K-기업들의 앞날이 그야말로 가시밭길처럼 느껴지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언제나처럼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외변수가 아무리 늘어나더라도 기업을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는 변수를 해결할 묘수를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과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잇따라 경제연구소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것 또한 이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그룹은 그룹 내 브레인 역할을 해왔던 삼성경제연구소의 명칭을 삼성글로벌리서치로 바꾸며 위상을 강화했다. LG그룹 역시 LG경제연구소의 인력을 강화했으며, 최근에는 그룹의 미래먹거리인 AI사업분야를 LG경제연구소가 주도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대외변수들을 해결하기 위해 그룹의 브레인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화재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은 먼저 화재진화에 앞서 불길을 살핀다. 어디까지 화재가 번질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내부에 인화물질 등 변수를 고려한다. 그래야 소방관들이 피해를 최소하면서 안전하게 진화할 수 있어서다.
위기극복 역시 극복이 목적이지만, 먼저 위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위기 극복 이후를 대비할 수 있어서다. 재계와 기업인들, 그리고 정부가 눈 앞에 닥친 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에 앞서 정확한 상황판단을 먼저 내리고 이를 기업들에게 전달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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