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상대 소송서 과징금 폭증…1심 200만원→2심 11.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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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효력상실 및 해약보험 건수가 37만6520건에서 41만9987건으로 4만3467건이 급증했다. 이는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대 증가폭이다.
효력상실 및 해약보험금 역시 5400억원이나 불면서 보험금 중도 해지로 인한 영업상의 손실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생보사 상당수는 올 상반기 효력상실 및 해약보험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특히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iM라이프생명의 경우 효력상실과 해약에 따른 보험금 지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7000억원 이상 줄었다.
이에 더해 한화생명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기관경고 불복 소송의 2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과 보험금 과소지급과 관련해 재판부가 인정하는 과징금 규모가 1심 200만원에서 11억원까지 올라 실익을 거두진 못하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1-1부는 전날인 4일 한화생명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기관경고 등 취소청구의 소' 항소심에서 원고인 한화생명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금융당국이 내린) 과징금 총액 18억3400만원 중 11억4000만원을 초과한 부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승소라 하더라도 애초 금융위 과징금 총액보다 적은 것일 뿐, 1심에서 인정된 과징금 200만원보다는 11억4000만원으로 570배나 불었다.
지난 2019년 금융감독원은 한화생명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한 뒤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과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의무 위반 등을 지적했다.
당시 금감원이 공개한 제재 내용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그룹에서 추진한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63빌딩(한화생명 본사) 입주 과정에서 기존 임차인을 중도퇴거 시킨 뒤 발생한 손해배상금 72억2000만원을 스스로 부담했다. 또 면세점 입점 준비기간 동안 발생한 관리비 7억9800만원도 받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를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사안으로 봤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그 보험사의 대주주에게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 자산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
이와 더불어 금감원은 한화생명이 보험약관에서 정한 보험금보다 과소 지급하는 등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의무도 위반했다고 짚었다. 사망보험 가입자가 정신질환으로 자살하면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한화생명은 그보다 2배가량 보험금이 적은 일반 사망보험금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한화생명에 기관경고 및 과징금 18억3400만원, 과태료 1억9950만원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한화생명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기관경고 등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년만인 지난해 3월 1심에서 한화생명은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 기관경고 처분 중 대주주 위반 부분을 취소했으며, 한화생명에 부과된 18억3400만원의 과징금은 200만원으로 경감됐다. 다만 기관경고 처분 중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의무 위반 등 나머지 취소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같은 달 과징금 경감 수준이 지나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고, 2심에서도 한화생명은 일부 승소했지만, 과징금 규모가 껑충 뛰며 실익을 챙기진 못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심 결과에 대한 판결문을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며 "공식적인 입장이나 향후 계획 등은 판결문은 받은 이후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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