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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
[CWN 김보람 기자] 400조원 규모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증권사와 은행권 창과 방패 싸움이 본격화됐다.
특히 오는 10월 해지 없이 기존 퇴직연금 상품 그대로 다른 금융사로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 '머니무브(MoneyMove, 자산이동)'도 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기존 퇴직연금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은행권은 높은 수익률로 지배력을 키우는 증권사를 견제하기 위해 서비스 강화는 물론 연금을 매개로한 자산관리 종합 상담 서비스 제공에 나서는 등 왕좌 지키기에 나선 모습이다.
6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94조2832억원이다.
이중 은행 적립금 규모는 207조원 수준으로 절반 이상(52.5%)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은 94조원(23.8%), 보험사는 78조원(19.8%)이다.
증권사는 은행보다 다양한 투자 상품과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증권사 연간 수익률은 7.11%로 은행(2.4%)의 세 배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오는 10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 퇴직연금 시장의 머니무브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정부가 내년부터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계획인 만큼 퇴직연금 시장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에서 증권사에 밀린 은행권은 오프라인 강점을 살린 전문상담센터를 통해 시장 우위를 지킨다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KB국민은행은 대전광역시에 개인 맞춤형 은퇴자산관리 전문상담센터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를 추가 오픈했다.
연금센터는 2020년 시중은행 처음으로 설립한 연금·은퇴 자산관리 전문 종합상담센터로 개인별 노후 준비 상황을 분석해 연금 수령과 절세 방안 등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또 전 영업점에서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을 활용한 퇴직연금서식 작성가이드 파일럿을 시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수 확대는 물론 연금 전문 컨설턴트가 찾아가는 '방문상담서비스'와 전국 6개 영업점에 연금 VIP를 위한 전문상담센터 '연금 더드림 라운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우리은행도 앞서 2021년부터 '우리로보 퇴직연금서비스'를 통해 수익률 등 가입자 맞춤형 운용 전략을 안내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퇴직연금 일임형 로드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6월 퇴직연금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도록 NH올원뱅크 금융상품몰을 전면 개편한 바 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퇴직연금은 장기간에 걸쳐 운용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라도 자주, 다양하게 포트폴리오 변경이 가능해야 한다"며 "최근 기술주 폭락 등 시장 환경을 곧바로 수용하고 대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변경과 위험도, 수익률 등을 제공하는 것이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CWN 김보람 기자
qhfka7187@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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